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다. KCGI자산운용(전 메리츠자산운용)이 공개주주서한을 보냈다는 소식 때문이다.
23일 오전 10시47분 기준 현대엘리베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3% 오른 4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중 5만4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주가 급등세는 KCGI자산운용의 주주서한 발송 소식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에서 경영권이나 지배구조 관련 분쟁은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권 다툼을 하는 이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거란 기대감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전날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주주서한에서는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03년 현대그룹·KCC 간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GMO 이머징마켓펀드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전체 지분 5.16%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하면서 사건의 포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가 불거졌었다.
결국 범 현대가 9곳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으나, 이 과정에서 KCC가 현대그룹 인수를 공식 선언하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