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청년 고객’ 공략 몰두…2030 특화 서비스 눈길

증권사, ‘청년 고객’ 공략 몰두…2030 특화 서비스 눈길

유진투자증권, 지난해부터 ‘이색’ 마케팅 집중…차별화 강조
대신증권, 트렌드 반영한 유튜브 광고, 시청자 호평
업계 관계자 “미래 주요 고객 청년층에게 친숙한 접근…리테일 강화 위한 시도”

기사승인 2023-09-12 06:00:02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청년층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단순히 투자와 관련된 상품 서비스 혜택 제공 등을 벗어나 ‘재미’와 ‘경험’을 우선시하는 청년층의 니즈를 파악해 이를 활용하는 모양새다. 특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이색 광고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빅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모습도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증시에서 20대 투자자 비율은 12.7%로 2019년 6.2%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30대 투자자 비율은 17.5%에서 19.9%로 늘었다. 코로나19 펜데믹과 고금리 시대 도래 이후 증권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청년층 투자자들의 규모가 급증했단 얘기다.

개별 종목에서도 이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이자 모든 투자자가 주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연령별 소유현황을 살펴보면 △20대 79만9197명(13.74%) △30대 123만5288명(21.24%)로 2019년말 대비 각각 6.77%, 1.28% 증가했다. 전체 주주 수 중 35%를 차지한다. 통상 주식 투자자들이 대다수 40·50 장년층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높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도 청년층 고객 흡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자사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할수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암울했던 증권사 실적이 예상외로 선방한 것도 해당 수수료에서 손익 개선을 이뤘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기존에는 신규 거래고객 대상 기프티콘 또는 캐시백 혜택 이벤트, 수수료 우대 등이 주를 이뤘던 반면, 최근에는 투자와 크게 관련은 없으나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들로 구성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유진투자증권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10일 영업점 내방 고객 대상으로 수도권 지역 맛집 정보가 담긴 종이 딱지 콘텐츠 ‘맛딱지’를 배포했다. 

맛딱지는 △친구와 함께 주말 힐링 △연인과 함께 주말 데이트 △아이와 함께 주말 나들이 등 총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한 곳의 맛집 정보가 들어있는 종이 딱지가 테마별로 20개씩 들어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맛집의 상호, 콘셉트, 특징, 위치, 주요 메뉴 등 정보를 알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맛딱지는 고객에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굿즈와 도움이 되는 정보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획됐다”며 “기획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일반적인 책자 형태가 아닌 레트로 감성이 묻어있는 원형 종이 딱지에 정보를 담았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이같은 차별화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에는 수제맥주 전문기업 플래티넘크래프트와 협업해 업계 최초로 콜라보 수제맥주 ‘따상주’를 출시하기도 했다. 따상주는 지난해 동안 약 100만캔이 판매됐다. 올 상반기에는 소셜스타트업 키뮤스튜디오와 공동 작업을 통해 골프 굿즈 패키지를 제작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투자 활동에 음악 감상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 ‘월간큐브’, ‘월간나무’를 이달 론칭했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의 매달 투자활동을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동시에 이를 해당 월 시황을 반영한 인공지능(AI)과 함께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고객들에게 투자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대신증권 유튜브 '대신TV' 갈무리

대신증권의 경우 ‘개통령’으로 반려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강형욱 동물훈련사를 이달 1일부터 단기 이벤트 모델로 선보였다. 강 훈련사는 대신증권의 유튜브 채널 ‘대신TV’에서 △국내주식 수수료 0%(1개월, 이후 평생우대 수수료 적용) △미국주식 구매 시 수수료 0%(2개월, 이후 10개월 0.07%) △신용거래 이자율 0%(1~7일간, 이후 최대 9.5%) 등의 이벤트를 '물리지 않을 당신을 위해'라는 재치있는 말로 소개한다. 해당 영상의 댓글에서도 광고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룬다. 

빅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의 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네이페이를 결합한 상품인 ‘미래에셋증권X네이버통장’을 지난 2020년 출시했다. 해당 계좌는 지난 6월19일 기준 잔고가 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청년층 세대인 20~30대 비중이 63.9%로 2020년 45.0%에 비해 23.9% 급증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혜택과 편리함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가 증가하고, 주식 투자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면서 미래 주요 고객으로 분류되는 청년층에게 친숙하게 접근하기 위함과 동시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들어 리테일 부문이 중요해진 시기인 만큼, 중소형사의 경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대형사 중심의 리테일 구조를 균열 내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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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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