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리스크로 애플 주가가 휘청이는 가운데, 해당 종목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등장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상승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상품 외에 주가 하락까지 베팅한다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ETF 3개를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날 상장하는 ETF는 ACE 미국빅테크TOP7Plus ETF, ACE 미국빅테크TOP7Plus레버리지(합성) ETF, ACE 미국빅테크TOP7Plus인버스(합성) ETF다. 세 상품 모두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또한 상위 10개 종목 중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래폼스 등 7개 비중을 95% 수준으로 한다. 이들의 주가는 상반기 평균 88.94%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기초지수는 독일 지수 사업자인 솔랙티브 AG(Solactive AG)가 산출·발표하는 ‘Solactive US Big Tech Top7 Plus Price Return Index’ 원화환산 지수다. 특히 ACE 미국빅테크TOP7Plus인버스(합성)는 기초지수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얻는 역방향 상품이다.
역방향 상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애플 주가의 내림세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2% 하락한 177.56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전날에도 3.58% 내림세로 마감했었다. 당시 시가총액은 2조7760억달러로 이틀 만에 1897억달러(약 253조원)이 증발했다. 최근 주가는 소폭 상승했으나 하락분엔 못 미치는 미비한 수치다.
주가 하락세의 배경으로는 중국발 악재가 꼽힌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일부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 대상으로 업무용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 특히 이같은 조치는 정부 기관을 넘어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 기관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애플은 전 세계 매출 가운데 19%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금지령 조치가 확대될 경우 손실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석학도 빅테크가 고평가됐다고 평가하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가격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빅테크 기업들은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규모의 회사들이 단기간에 40%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