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소각장 공 넘겨받은 완주군, 주민 분노 풀어줄 해결책 내놔야”

“의료폐기물소각장 공 넘겨받은 완주군, 주민 분노 풀어줄 해결책 내놔야”

상관면 주민들, 전일환경 의료폐기물소각장에 불안감 증폭
전북환경청, 전일환경 사업계획에 ‘적합 판정’
주민들, “완주군이 의료폐기물소각장 설치 원천 차단” 요구

기사승인 2023-09-18 10:14:35
전일환경이 추진하는 상관면 의료폐기물소각장 설치에 반대 투쟁에 나선 지역 주민들

전북도의회와 완주군의회가 ‘완주군 상관면 의료폐기물 설치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주민들로 구성된 ‘완주군 상관면 전일환경 의료폐기물소각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 집회, 항의방문 등을 통해 강력한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난달 24일 전일환경이 제출한 사업계획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전북환경청은 “해당 사업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고, 수차례에 걸쳐 반려 사유를 보완해 들어와 적합 판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제 관심은 의료폐기물소각장이 들어설 완주군의 대처에 쏠리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처리사업계획에 대해 적합 통보가 나가긴 했지만 실제 폐기물소각장이 지어지려면 통합환경허가나 도시관리계획, 건축허가 등 추후 인·허가과정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완주군이 만약 환경청의 대처처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허가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인다면 주민들의 생존권은 공허한 외침으로 묻힐 수밖에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완주군 상관면은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공장과 같은 시설이 거의 없고, 펜션 등 숙박시설, 로컬푸드 등 농산물로 생계를 이어가는 농가가 많은 지역이다. 또한 상관저수지와 팬백숲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여기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건설되면 농산물 가격 하락과 청정 이미지 훼손으로 상관면민은 삶의 터전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상관면 전일환경 의료폐기물소각장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는 신리 춘향로 국도변에 의료폐기물처리소각장을 건립을 추진하는 전일환경은 건설폐기물중간처리업을 운영하면서 6가지 이상의 위법행위들이 적발될 정도로 부도덕한 업체로 지정폐기물 처리업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역 주민들은 소하천정비법 위반(불법소하천정비)과 산지관리법 위반(산지훼손), 국토계획법 위반(개발행위미허가), 국유재산법 위반(구거·산지무단사용), 건설폐기물법 위반(순환골재사용위반, 건설폐기물 불법유출) 등으로 완주군으로부터 복구명령 및 벌금을 부과 받은 전력이 있는 전일환경이 의료폐기물소각장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은 기필코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완주군 상관면과 인접한 전주시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상관면은 전주천 상류지역으로, 전주한옥마을과 연계하는 광역 관광벨트 도약을 꿈꾸는 곳이다. 의료폐기물로 인해 전주천이 오염되면 한옥마을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상관면에는 전주 남부권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상관저수지가 있다. 전라북도와 전주시, 완주군은 지난해 11월 맺은 상생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상관저수지 힐링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데 이 또한 불투명해지고 만다.

대책위 관계자는 “주민들이 의료폐기물소각장 사업 자체가 폐기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만큼 완주군의회와 집행부는 머리를 맞대고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전북도 역시 현실을 직시하고 주민들과 합심해 완주와 전주의 미래를 위해 정무적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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