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후 ‘고금리·양극화 심화’…“실적 기대·배당株 주목” 

연휴 이후 ‘고금리·양극화 심화’…“실적 기대·배당株 주목” 

美 증시, 국채금리 상승에 하락세…국내 증시도 타격
미국 9월 고용 지표 주목, “근원 CPI 발표 이후 고금리·강달러 완화 전망”
3분기 실적 시즌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 주목…배당주도 선택지

기사승인 2023-10-05 06:00:06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지난 추석 연휴 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숨 고르기에 나섰던 가운데 미국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란 리스크는 해소됐으나, 미 장기물 국채금리의 상승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고금리와 강달러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3분기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이 추석 연휴로 마감한 지난 9월27일~이달 3일(이하 현지시간)까지 5거래일간 미국 주식시장은 강보합세를 보이다 하락했다. 

일별로 살펴보면, 우선 9월28일에는 미국 원유가격과 10년물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뉴욕 3대지수가 모두 상승 출발했다. 미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견조하게 발표된 점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상회한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전문가 전망치인 0.2%를 밑돈 0.1%로 나타났다. 이에 물가 완화세가 확인됐으나,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에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당일 장 마감이후 45일 임시 예산안이 극적으로 통과되면서 셧다운 위기는 해소됐다.

하지만 10월2일 미국 10년물 금리의 재차 상승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됐다. 이날 다우지수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한 데 이어 3일 미 10년물 금리가 4.8%를 돌파하면서 지난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7.72%로 8% 가까이 올랐다. 

일부 연준 위원들의 추가 금리인상과 고금리 유지에 대한 발언도 금리에 상방 압력으로 다가왔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지속해서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긴축 정책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 5거래일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3350.27에서 3만3002.38로 1.6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1.05%, 0.25% 내린 4229.45와 1만3059.47로 나타났다.

국내 유가증권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연휴 이후 개장한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38p(-2.41%) 내린 2405.69에 장을 종료했다. 코스닥 지수도 33.62p(-4.00%) 급락한 807.40으로 마감했다.

불안 요소는 아직 남아있다.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인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오는 6일 예정돼 있다. 이번 발표에서 비농업 고용자 수는 16만8000명 증가로 추정된다. 이 경우 전월(18만7000명) 대비 둔화한 수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9월 고용 지표가 견조하게 나올 경우 리세션 우려는 감소하지만, 동시에 고금리 우려는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다음 주 12일 발표되는 미국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고금리 및 강달러에 대한 우려는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증권가는 국내 주식시장의 초점이 점차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국내 9월 수출을 꼽았다. 9월 수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4%로 7월 이후 감소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나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인 99억 달러를 기록해 수출액이 올해 1분기 이후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게 긍정적”이라며 “또 한국 수출과 높은 상관성을 갖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9월 49p로 집계돼 전월치인 47.6p 대비 크게 오른 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도 실적시즌의 반등 모멘텀을 주목했다. 이들이 꼽은 대응전략은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큰 업종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는 후행성을 가져 실적시즌을 앞두고 전망이 올라가는 종목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난다”며 “기계와 상사, 에너지, 카지노 등이 높은 가능성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2분기 이익률의 방향을 살펴보면 3분기 실적 흐름 예측이 가능하다. 이익률 개선 추이가 보이는 기계, 중국소비(중소형 화장품, 면세), 광고에도 주목해 본다”며 “좋은 실적의 배당주도 상승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지금 시기는 고배당주 성과가 좋을 때다. 고배당주는 매년 연초를 제외하면 8월부터 10월까지 코스피 대비 상대 성과가 가장 좋았다”며 “통상 하락장에서 시장 대비 성과가 좋은 점도 있어 코스피 상승폭이 제한적이거나, 하락을 예상할 경우 고배당주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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