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그래도 시장금리는 오른다’

기준금리 동결…‘그래도 시장금리는 오른다’

3.50% 6연속 동결이지만 주담대 금리 7% 돌파
시장금리·COFIX 상승 영향…‘예·적금 대란’ 만기에 수신금리도↑

기사승인 2023-10-19 17:21:4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3.50%이 유지된다. 하지만 연 7%를 돌파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을 위한 조달비용이 올라가면서 덩달아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자부담이 더 늘어나게 되는 만큼, ‘영끌’ 차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 2월과 4월, 5월, 7월, 8월에 이은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배경은 경기침체를 우려다. 한은은 가계부채, 소비자물가 상승 등 금리 상승 요인이 상존해 있음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차주들은 대출금리가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게 금융업계의 견해이다.

쿠키뉴스DB.

실제로 이미 지난달부터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56~7.134%로 상단이 9개월여만에 다시 7%를 넘어섰다.

주담대 금리의 상승 압력이 커진 것은 주담대 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4.006%) 8개월만에 4%대로 올라섰고, 이달 18일 4.104%까지 치솟았다.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도 지난달 3.82%로 한 달 새 0.16%p 뛰어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16일 공시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 대비 0.16%p 상승했다. 1월(3.82%)과 동일한 연고점이다. 상승폭도 올해 들어 가장 크다.

여기에 수신금리도 오르며 대출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예·적금 대란’이 일어난 시기 유입된 예금들의 규모가 약 116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만기가 다가오면서 신규 유치 및 기존 예금 보존을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금리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4%대 초중반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고금리를 주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으로 기본금리 4.05%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4.35%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평균 금리가 4.2%대를 넘어갔다.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 평균 금리는 4.22%로 집계됐다. 지난해처럼 6%대를 넘어가는 상품들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5%대 특판상품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금융시장 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5%대 특판 상품을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저축은행·상호금융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달금리가 오르는 것은 예·적금 가입자들에게는 긍정적이지만, 대출 차주들에게는 부담이 갈수록 늘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에 대해 “여러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금융 비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본인 능력 안에 있는지,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산 뒤 금방 팔아 자본 이득을 얻고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재차 경고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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