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돕는다던 기업은행, ‘꺾기’ 의심거래는 7년 연속 1위 [2023 국감]

중소기업 돕는다던 기업은행, ‘꺾기’ 의심거래는 7년 연속 1위 [2023 국감]

전체 꺾기 의심건수 63만건 중 기은 18만건…28.1% 차지
김성태 행장 취임 뒤에도 1만1090건 ‘최다’…의심거래 비율 40.1%

기사승인 2023-10-24 19:14:08
IBK기업은행 제공.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꺾기 의심거래 1위 은행’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올해 초 김성태 행장 취임 이후에도 전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태 행장이 취임하며 강조했던 ‘반듯한 금융’과 ‘중소기업의 위기극복 지원’이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 대상 은행별 꺾기 의심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16개 은행의 꺾기 의심건수는 63만9771건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49조8200억원이었다.

‘꺾기’란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대출자에게 적금 등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불건전 구속성 행위를 일컫는다. 통상 대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대출 실행일 전후 1개월 내 판매한 예·적금, 보험, 펀드, 상품권 등의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 꺾기로 간주한다. 꺽기 의심거래란 이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여신실행일 전후 1개월 초과 2개월 이내에 중소기업 및 그 대표자가 은행의 예금 등 금융상품에 가입한 경우를 뜻하며 실제 꺾기 행위로 확인된 건 아니다.

박재호 의원실 제공.

최근 4년 반 새 꺾기 의심거래 건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단연 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거래 건수는 17만9932건으로, 은행권 전체의 28.1%를 차지했다. 다음은 △하나은행(11만7793건) △국민은행(11만6004건) △우리은행(6만1609건) △신한은행(3만5629건) 순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 꺾기 의심거래 규모 역시 기업은행이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거래금액은 18조6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권 전체의 37.4%에 달한다. △국민은행(6조7039억원) △하나은행(4조21억원) △신한은행(3조8294억원) △농협은행(3조441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은 ‘꺾기’ 의심거래는 올해 1월 김성태 은행장이 새로 취임한 뒤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중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거래 건수는 1만1090건으로 최다였다. 은행권 전체(4만8377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9%에 달했다. 꺾기 의심거래금액 역시 2조7786억원으로 은행권 전체(6조9303억원)의 40.1%를 차지했다.

이는 김 행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반듯한 금융’과 ‘중소기업의 위기극복 지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또한 지난해 정무위 국감 후 “기업은행이 구속성 예금 등 구속행위 의심거래에서 6년 연속 기업은행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하고 보고하라”고 지시했음에도 기업은행의 변화는 없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구속성 행위 의심거래를 줄이기 위해 ‘금융상품 가입 실적 경영평가 제외’, ‘저신용등급 기업의 금융상품 가입 제한’ 등 개선방안을 마련한 데 더해 영업점 업무지도와 상시점검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이 결과 구속행위 의심거래 건수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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