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내 도박중독 상담자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예방 및 치유예산은 줄고 있다. 전문적인 정신의학 치료 지원을 받은 상담자는 0.4% 수준에 그쳤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원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강원랜드 도박중독관리센터(KLACC)를 찾은 고객 3만9462명 중 정신의학과 전문의 치료 지원을 받은 인원은 단 171명(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의 도박중독 예방 및 치유 예산은 줄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 기간을 제외한 ‘중독예방치유사업비’는 2019년 54억원에서 2023년 39억원으로 약 28% 감소했다. 반면 도박중독관리센터(KLACC)를 이용한 중독상담자는 △2019년 3427명 △2022년 3984명 △2023년 8월 기준 3082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연구조사 실적도 저조한 상황이다. 강원랜드의 도박중독 관련 연구조사 실적은 △2016년 5400만원 △2017년 5700만원 △2019년 6800만원 △2022년 7400만원에 그쳤다. 1조원이 넘는 연 매출 대비 초라한 실적이다.
도박중독 상담 업무도 과부하 상태다. 현재 강원랜드 도박중독관리센터(KLACC)의 상담사는 11명에 불과하다. 도박중독 상담자가 연간 4000명에 가까운 상황에서 상담사 1명당 약 350명이 넘는 중독자를 관리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교대 근무로 인해 11명의 상담사를 상시 활용할 수 없는 상태다.
실효성 없는 중독예방 정책도 문제로 지적된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출입 금지를 조건으로 6~10만원 상당의 귀가 여비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강원랜드의 ‘자진 출입제한 신청자’가 3만3704명에 달했으며 이들에게 지급된 귀가 여비는 총 28억6200만원이다.
이들 자진 출입제한 신청자 상당수가 온라인 불법도박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도박 단속 건수는 △2019년 1만6476건 △2020년 2만928건 △2021년 1만8942건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에는 2만6957건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63% 증가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8월 강원랜드에 대해 “출입제한 제도 등 도박중독 예방 대책의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원랜드는 “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감사원과 여전히 협의 추진 중”이라고 밝힐 뿐 감사원 지적 이후 1년이 넘도록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원 의원은 “도박중독 문제를 방관하는 것은 국민을 불행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강원랜드는 중독자 예방 및 치료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