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당 지도부와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제 개혁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선 출마 기회를 포기할테니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 금지법을 제정해달라는 취지다.
앞서 현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동일한 요구를 했지만, 당내 주류 인사들이 수용하지 않자 강도 높은 자기 희생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 의원은 “당의 입장을 정하자던 의총일로부터 벌써 2주가 지났고 급기야 어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면서 “규칙도 없는 총선이 시작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선거제는)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 리가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고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검사 정치, 언론 장악에 이어 선거제까지 퇴행시켜서 증오정치·반사이익 구조를 완성하려는 국민의힘의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위성정당 금지법 제정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이 의원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아닙니다. ‘멋지게 이깁시다’. 용기를 냅시다”라며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에서 1당 합시다.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호소했다.
이어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대선을 이겨도 증오정치가 계속되면 그 다음 대선에서 윤석열 보다 더 한 대통령,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다. 그는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증오정치의 판을 깨는 것”이라며 “노무현의 꿈도 이것이었다. 증오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먹고 산다. 반사이익 구조에 갇힌 우리 정치는 극심한 증오정치로 빨려들 것”이라고 거듭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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