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가 어학당에서 공부하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유학생들을 강제 출국시켰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불법체류자가 되어 불이익을 받기 전에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신대는 12일 대학 홈페이지에 국제교류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냈다. “해당 학생들의 대다수는 관할 출입국 사무소가 사전에 공지한 잔고증명 유지 규정을 지키지 못해서 조건부로 받았던 비자 취소가 명확한 상태였다”며 “나머지 학생들은 과도한 학업 불성실, 불법 행위 등으로 어학당 규정에 따라 제적 처리된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은 출국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 잔고유지 및 증명, 출석 및 성적관리, 불법취업, 각종 불법행위 등에 관한 규정을 공지했고 이를 어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이익에 대해서도 사전에 공지 및 서면으로 이행 약속을 받았다”면서 “이번에 출국하게 된 학생들은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학생들”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합법적인 신분으로 신속히 출국할 수 있도록 간소한 절차를 마련했고, 이 과정에서 관계기관들의 공식 협조를 받았다”며 “출국 과정에서 억압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신대는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을 대형버스에 태운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면서 유학생들에게 “체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귀국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후 공항에 도착하자 대학 관계자 등은 건강 문제를 호소한 1명을 제외한 유학생 22명을 미리 예매한 우즈베키스탄행 비행기에 태워 출국시켰다. 출국한 유학생 일부는 학교 측이 유학생들에게 행선지를 속이면서 버스에 탑승하도록 했고, 귀국 또한 강제로 이뤄졌다며 반발했다.

이같은 내용을 지난 1일 한 유학생의 가족이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 현재는 오산경찰서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학교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신대 학생들은 연서명, 시국기도회 등을 통해 학교의 결정을 규탄하고 있다. 유학생 강제 출국 조치에 분노한 한신대 학생들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학교 당국의 설명은 학교가 외국인 유학생들을 구성원이 아닌 수입원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유학생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고려되지 않는 처우가 불가피하다는 식의 태도는 학교 당국의 이주민 차별적인 시선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더불어 한신대 강성영 총장의 공식 사과와 유학생 강제 출국 결정 과정을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비판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SNS에 “학교가 존재 이유를 저버렸다”면서 “한국 전반에 깔린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과 권위적 태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