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연동형 유지’ 당부…그럼에도 병립형 포기 힘든 이유

김부겸 ‘연동형 유지’ 당부…그럼에도 병립형 포기 힘든 이유

연동형 유지 시 위성정당 출연 못 막아
李 사법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다당제 다소 불편
“지역 안배한 권역별 병립형 선택 가능성↑”

기사승인 2023-12-22 06:00:15
20일 비공개 오찬 회동에 나선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사진=황인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김부겸 전 총리의 당부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압도적 승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병립형’을 택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이 대표와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한 김 전 총리는 병립형 회귀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에게 “민주당의 대표를 넘어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표 정치인으로 선거개혁을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현행 연동형을 최소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충고했다.

그동안 꾸준히 다당제를 강조해온 민주당이 거대 양당 정치를 위해 병립형을 회귀하는 모습은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고, 소수 정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만 답했다.

당 안팎의 여러 우려에도 이 대표는 결국 병립형을 선택할 거란 관측이 크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당원과의 소통 방송에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면서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는데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연동형 유지의 경우 위성정당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병립형으로 기우는 이유다. 사법 리스크가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진보 진영 내 일치단결된 의견이 나오길 바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거대 양당이 의석수를 확보하는 병립형이 유리하다. 

아울러 선거제도가 민주당이 결정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과도 논의해야 한다는 점도 결국 병립형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정치 평론가로 활동 중인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100% 예측할 순 없지만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국민의힘이 병립형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준연동형을 가기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지역구도 완화라는 명분을 들어 단순 병립형이 아닌 권역별 병립형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오는 27일 선거제도와 관련한 토론회를 연다. 지난 20일 토론회에 이은 후속 토론회로 병립형 회귀와 연동형 유지를 놓고 치열하게 논의할 방침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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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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