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尹의 선물” vs “쓰나미 몰려오는데 정신 차려야”

“한동훈 비대위, 尹의 선물” vs “쓰나미 몰려오는데 정신 차려야”

한동훈, 야당 맞서며 잠룡으로
엇갈리는 야권 반응
박지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친명 정성호 “한나땡? 1차원적 사고…한동훈, 만만한 상대 아냐”

기사승인 2023-12-22 10:56:18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임형택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구원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기회라며  ‘한동훈 비대위’를 평가절하하는 시각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교차한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2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 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비대위 체제 전환 후 7일 만의 지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한 경로당에서 ‘경로당 주5일 점심 제공 정책간담회’를 연 후 기자들과 만나 “축하한다”며 “집권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잘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퇴임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락을 축하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에 주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했다.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 역시 입장문에서 “한동훈 비대위는 민주당의 기회”라며 “정치보복의 선봉장, 윤석열 대통령의 칼이 정부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됐으니 사실상 윤석열 비대위다. 이제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 지지율 안에 갇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쥐고 있던 주도권을 스스로 걷어찼다. 윤 정부 실정의 가장 큰 책임자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며 혁신 포기를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단속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한 전 장관의 ‘스타 장관’ 간판을 만들어줬다는 기류가 포착된다. 한 전 장관은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등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청산의 선봉장으로서 법조계와 정치권에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이후 내리 좌천 인사를 당했다. 비수사 보직으로 밀려나며 2년여간 한직을 떠돌았다. 채널A 사건 공모 혐의로 형사 피의자가 되기도 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으로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면서, 한 전 장관의 이름도 덩달아 높아졌다. 

한 전 장관은 정권이 바뀐 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재명 대표 수사를 포함해 각종 논란을 놓고 민주당과 대립하며 정치적 체급을 높여갔다. 민주당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과도한 해외 출장비’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되레 한 전 장관의 대야 전투력에 힘을 실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대권후보 중 1위를 차지하며,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상보다 빨리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됐다”며 “우리 당에서 한 전 장관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나오면 땡큐)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사람이다. 술을 좋아한다는 윤 대통령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라며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고 그 점에 대해 대통령으로 부터 전권을 넘겨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막연히 한 비대위원장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 비대위원장이 쓸 모든 카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단합과 혁신도 당부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은 정말 정신 바싹 차리고 굳게 단합해 혁신해야 한다”며 “수평선 너머에서 쓰나미가 몰려 오고 있다. 파도만 보지 말고 그 너머 바람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전날 SBS 라디오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한나땡’ 이런 얘기나 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정부여당은 민주당을 ‘범죄혐의가 있는, 피의자와 피고인들의 정당’으로 규정해버리면 이 샅바에 스스로 잡히게 된다”며 “여기에 당하지 않고 벗어나려면 우리당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구체적인 실행계획,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