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실적 ‘곤두박질’…신한금융 ‘아픈 손가락’ 되나

제주은행, 실적 ‘곤두박질’…신한금융 ‘아픈 손가락’ 되나

23년 당기순이익 전년比 77.6% 감소…4분기 순익은 적자전환
50% 올랐던 주가도 하락세…“실적 개선 쉽지 않을 듯” 전망도

기사승인 2024-02-14 06:00:20
제주은행 제공.

제주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충당금 이슈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핵심 경영 지표인 대출도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간 제주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이슈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가 이후 주가마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14일 제주은행의 실적발표 공시자료에 따르면 제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177억원) 대비 77.6% 감소했다. 여기에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년(244억원) 대비 90.3% 줄어들었다.

제주은행의 실적 감소는 대출이 줄어든데다가 이익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주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은 5조6369억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1조6591억원으로 20% 이상 하락했으며, 대기업대출도 922억원으로 18.3% 떨어졌다. 

이자이익은 1454억원으로 같은기간 5.1%, 수수료이익도 106억원으로 5.4% 각각 감소했다.

다른 지표들도 부정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07%로 전년말 대비 0.25%p 감소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96%로 전년 말 대비 3.50%p 낮아졌다. 국내 은행 중 ROA가 1% 수준을 밑도는 곳은 제주은행이 유일하다.

여기에 건전성 악화로 대손비용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제주은행의 대손상각 비용은 497억원으로 전년대비 112.6% 증가했다. 대손상각처리에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각각 0.98%로 국내은행 중 가장 높았다.

제주은행 제공.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적자전환 했다. 제주은행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8.60% 증가한 979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4억500만원, 당기순이익은 –80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실적은 그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제주은행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제주은행은 ‘저PBR 돌풍’ 속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이 기간 무려 53.03% 상승세를 그리다 결국 5일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최고 1만6050원을 기록했던 제주은행의 주가는 13일 장 마감 기준 1만2700원대를 횡보했다.

제주은행의 성적표에 대해 신한금융에서는 충당금 추가적립으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간 시중은행은 꾸준히 충당금을 적립해왔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권고로 한꺼번에 충당금을 적립하게 됐다”며 “충당금으로만 178억원을 적립하고 상생 금융 비용도 증가한 것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제주은행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주도 지역은 농·어업과 관광서비스가 주된 산업이다 보니 영업을 크게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은 구조로 돼 있다”며 “타 지역 영업망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지역경제 활성화 유무에 따라 실적 개선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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