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의 주주총회가 몰려있는 ‘슈퍼 주총’이 22일 마무리됐다. 이날 주요 금융지주들은 연간 주주환원 정책과 이사회 선임 관련 안건들을 올렸고, 무난히 통과하며 비교적 ‘조용한’ 주주총회로 마무리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을 비롯해 우리금융, 하나금융, BNK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주총회가 끝났다.
이날 금융지주는 주요 안건으로 지난해 재무제표와 이익배당 승인의 건, 이사 선임·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올랐다. 대체로 일반적인 주총 안건들이 올라왔으며, 큰 잡음 없이 모두 승인됐다.
첫 주총 참석한 양종희 KB금융 회장 “지속가능 성장·수익기반 확보할 것”
K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의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주주환원의 경우 기말배당으로 주당 1530원을 책정했으며, 기지급한 분기배당(1530원)까지 포함할 경우 연간 배당은 주당 3060원이다. 이에 따라 연간 주주환원율은 27.9%에서 37.5%로 약 10%p 증가했다.
주주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전통적인 핵심 비니지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기반을 확보하겠다”며 “핵심성장 동력 확대를 위해 투자운용, WM, 보험, 글로벌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금융그룹이 될 것”이라며 “전방위적인 기술과 인공지능 활용을 통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추진하면서 기술기업으로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주총에서는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정됐다. 기존 권선주와 오규택, 최재홍 사외이사, 이재근 기타 비상무이사는 재선임됐다.
하나금융 ‘3인 사내이사’ 체제 완성…이사진 규모 12명으로 확대
하나금융의 경우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함영주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인 체제’를 완성했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사외이사도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 사외이사는 주영섭 전 과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이 사외이사 등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기말배당을 1600원으로 확정했다. 연간 배당금은 3400원으로 전년보다 50원 늘었다. 지난해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2.7%로 전년보다 5.3%p 상승했다.
김홍진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비상상황에 대비해 최고경영자(CEO) 상시후보군을 관리하고 비상승계계획의 절차 및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요 자회사 대표 2명을 사내이사로 추천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홍콩ELS 자율배상 결의한 우리은행…4월부터 개별 협의 진행될 듯
우리금융은 주주총회를 열고 기말배당을 1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른 주주환원율은 33.7%가 됐다. 여기에 새로운 사외이사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 소각했고, 첫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며 “우리금융은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2024년 경영목표로 정하고 역량 집중, 시너지,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모든 그룹사가 원팀이 돼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우리은행은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해 홍콩H지수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사가 홍콩ELS 선제 배상을 결정한 것은 우리은행이 최초다.
우리은행의 자율조정 대상 ELS 금액은 415억원 수준으로, 당장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손실 확정된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배상 비율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되, 투자자별로 고려할 요소가 많고 개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항인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산출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그동안 비예금상품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강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통해 상대적으로 현저히 적은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거래고객을 보호하고 분쟁을 방지하고자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숙고해 자율조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지난해 주주환원 제약 아쉬워…올해 주주환원 정책 강화”
BNK금융은 22일 주총을 통해 2023년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어 정관 개정을 통해 임시위원회로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를 공식 위원회로 추가했다.
또한 만료되는 사외이사 3명 중 최경수 사외이사가 재선임(임기 1년)되었고 박우신, 김수희 사외이사는 퇴임했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오명숙, 김남걸, 서수덕 사외이사가 선임되었으며 임기는 2년을 부여받았다. 여기에 BNK금융은 기말배당으로 중간배당 100원을 포함해 총 510원으로 결정했다. 주주환원율은 28%로 전년대비 1.0%p 감소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주총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과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첫걸음과 함께 보통주자본비율이 전년대비 0.54%p 개선된 11.69%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런 실적을 거두지 못해 주주환원에 있어서 제약이 있었던 부분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균형있는 자산성장과 이자마진 개선, 건전성과 비용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효율적인 자본 배분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로 BNK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로 변화를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