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청송 방호정에서 책판 600장 인수

한국국학진흥원, 청송 방호정에서 책판 600장 인수

기사승인 2024-04-12 09:16:17
청송 방호정에 보관되던 책판 600점을 한국국학진흥원이 인수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이 최근 경북 청송군 ‘방호정(方壺亭)’에 소장돼 있던 책판 600장을 인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책판은 ‘방호문집(方壺文集)’, ‘장릉사보(莊陵史補)’, ‘파산세록(巴山世錄)’ 등으로 함안조씨 방호문중 및 지역사회의 공론으로 제작돼 방호정에서 보관던 것이다.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방호정은 조선 후기의 학자 조준도(趙遵道, 1576∼1665)가 건립한 정자로 청송군 안덕면 신성리에 위치하고 있다.

조준도는 44세 때인 1619년에 사망한 모친을 그리워하며 묘소가 잘 보이는 낙동강 절벽 위에 누정을 세웠고 이후 지역사회 내에서 학문과 모임의 공간이자 출판의 공간으로 확장했다.

책판 인수 현장에서는 책판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릉사보’는 정조의 명으로 1796년에 완성돼 필사본으로 전해져 오다가 1914년에 수정·증보해 간행했는데, 이때 청송 방호정에서 간행했다는 기록이 책판의 마지막 부분에 새겨져 있다.

방호문집 등의 책판에는 당시 판각한 각수의 이름이 대거 기록돼 있으며, 독서찬요 책판에는 판심(책판의 가운데 부분)에 ‘독서찬요’라는 서명이 76장 책판 모두에 보각(補刻)돼 있다. ‘보각’은 ‘보수하여 새기다’라는 뜻이다. 판각 시에는 원래 다른 서명이었으나 어떤 사정으로 인해 서명을 바꾸게 되면서 원래의 서명을 오려내고 다시 그 부분에 ‘독서찬요’를 새겨 삽입했던 것이다. 독서찬요 책판에는 서명 외에도 본문 중 다수의 크고 작은 보각이 확인됐다. 이는 책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이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방호정에서 보관되던 책판의 상태는 전체적으로 양호했지만, 보존 관리가 시급한 책판도 다수 확인됐다”며 “방호정 소장 책판은 청송지역의 유학사와 지역 출판사 및 목판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자료이므로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보존·연구를 통해 민간 소장 기록유산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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