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스파오·탑텐…‘패스트패션’ 환경오염 지적도

잘 팔리는 스파오·탑텐…‘패스트패션’ 환경오염 지적도

“옷 너무 비싸” 고물가에 국내 스파브랜드 매출 상승
프랑스, 지난달 패스트패션 제재 법안 발의…세계 최초
업계 “한국 의류산업 커…당장은 법안 나오기 힘들 듯”

기사승인 2024-04-21 15:00:01
서울의 한 스파브랜드 매장. 사진=심하연 기자

고물가에 스파오, 탑텐, 에잇세컨즈 등 스파 브랜드를 이용한 ‘가성비 패션’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유행에 맞춰 짧은 기간동안 많은 의류를 생산·소비하는 ‘패스트패션’ 유행에 다시금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토종 SPA브랜드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탑텐, 스파오, 미쏘, 에잇세컨즈 H&M, 자라 등 패스트패션의 대명사로 불렸던 해외 브랜드를 넘는 단계에 들어섰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신장한 900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지난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3000억원의 매출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삼성물산 패션 부문 전체 매출 증가율(2.5%)의 네 배가 넘는다.

이랜드가 운영 중인 스파오는 코로나19와 경기 불황 속에서도 성장했다. 실제 스파오의 최근 3년간 매출은 지난 2021년 3200억원에서 지난해엔 4800억원을 기록했다. 

SPA 브랜드는 한 브랜드에서 기획·디자인, 생산·제조부터 유통·판매까지 모두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중간 유통 비용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의류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SPA 브랜드는 유행에 맞춰 옷을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했다. 평균 5~6일마다 새 제품을 내놓으며 성장세를 탔지만, 대량생산 및 소비를 조장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며 잠시 주춤했다. 그 사이 패션계엔 ‘가성비 좋은 여러벌’ 보다는 ‘비싸고 좋은 한 벌’을 선호하는 문화가 퍼지며 고가의 명품 브랜드 옷을 사 입는 흐름이 생겼다. 그러나 최근 물가가 계속 상승하며 스파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의 한 스파 브랜드 매장을 방문한 A씨는 “유행 맞춰 옷을 입고 싶기는 한데, 디자이너 브랜드는 거의 준명품 수준으로 비싸다”며 “길거리에 있는 보세 옷은 질이 너무 떨어져서, 적당한 퀄리티와 스타일이 갖춰진 스파 브랜드를 자주 이용한다”고 전했다. 

최근 스파 브랜드 의류를 자주 구매한다는 백송이(27·여)씨도 “유행이 끊임없이 바뀌니까 평균적으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3~4벌은 사는 것 같다”며 “유행에만 목매어 쫓아다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때에 맞춰 적당히 사고 버리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패션기업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의류에 대한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하원은 급증하는 패스트패션을 제재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기업에 대한 제재 방안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패스트패션 제품당 5유로(약 한화 7000원)의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과 저가 의류 판매 광고를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스파브랜드 업계 관계자는 “재고를 남기지 않고 생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량의 옷들을 먼저 생산한 뒤 주말 이틀 동안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뒤 생산하는 양을 조절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팔릴 만큼만 생산하는 것이 최선의 환경 보호라고 생각하고 경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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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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