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수산화리튬 공장서 크고 작은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안전 관리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경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 소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에서 수산화리튬 유출 의심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들이 작업 중지를 요청, 사측은 설비를 확인하고 노동자들을 퇴근 조치했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달 6일과 9일에도 연이어 수산화리튬 유출 사고가 발생해 고용노동부의 기획감독을 받은 곳이다.
지난달 6일에는 설비 효율을 끌어올리다 배관이 찢어지면서 50~100kg의 수산화리튬이 외부로 유출됐다. 노동부 여수지청은 사고 다음날 ‘경고’ 조치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통보했다.
그러나 사흘 만인 지난달 9일, 잔여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수산화리튬이 또다시 바람에 날려 노동자 약 300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수산화리튬이 인체에 접촉할 경우 심각한 화학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흡입 시에는 폐렴과 폐부종 발생 가능성 또는 기침과 호흡곤란까지 동반될 수 있다.
당시 노동계는 사측의 안전불감증과 노동부의 형식적인 행정 지도·점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고, 노동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사흘간 긴급 기획감독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총 61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돼 과태료 등이 부과됐다.
이 중 중대하게 안전보건조치를 위반한 43건에 대해 노동부는 이달 중순 해당 사업장 전 대표 A씨를 입건해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또다시 한 달 만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두 차례 사고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던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의 관계자는 “최근 유출 건은 앞서 교체한 배관에서 부유물(수산화리튬 가루)이 흘러내려 쌓였고, 이를 청소하기 전에 바람이 불어 작업자들에게 날아간 것”이라며 “현재는 청소 후 아크릴로 상하좌우를 막았고, 향후 건축법 설계 변경을 통해 조립식 구조물을 만들어 외부 노출이 아예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안전 관리 측면에서 사측에 ‘노동자와 지역주민 생명을 가벼이 생각하지 말고 완벽히 조치하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 여수지청 관계자는 “첫 번째 사고 이후 사업장 대표이사·관계자에게 당부했음에도 또다시 2~3회 유출사고가 발생된 점에서는 사후관리가 잘못됐다”면서 “면밀히 현장조사를 살피지 못했고, 앞으로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 재발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일련의 일들을 조급하게 진행하다보니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앞서 시운전 기간이 있었음에도 이런 문제가 지속 발생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설비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업장은 글로벌 자원안보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포스코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이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을 국산화한 첫 번째 사례로, 지난해 11월 1공장 준공 후 상업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2공장까지 완공되면 연산 총 4만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 약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그룹 7대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 이차전지 시장 선점을 위해 수산화리튬 생산 설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나, 이에 앞서 현장 안전을 명확하게 확보해야 하는 과제부터 안게 됐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