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섬도 안되네”...1분기, 뷰티 웃었지만 패션은 ‘휘청’

“삼성·한섬도 안되네”...1분기, 뷰티 웃었지만 패션은 ‘휘청’

삼성물산·한섬 1분기 영업익↓…아쉬운 실적
“고물가에 소비 위축…2분기도 회복 어려워”

기사승인 2024-05-15 06:00:01
지난 1월 서울의 한 의류 매장. 사진=심하연 기자 

“물가가 너무 비싸요. 옷이나 신발 같은 사치품 소비는 정말 못 하겠더라고요.”

패션업계가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부터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 모두 올해 1분기 영업익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했다. 업계는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여전히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날 서울의 한 쇼핑센터를 방문한 오예슬(24·여)는 “옷을 좋아해서 전에는 달에 20만원~30만원 넘게 썼는데, 요즘엔 물가도 오르고 (옷) 제품 가격도 많이 올라서 소비를 절반 이상 줄이게 됐다”며 “아쉬운대로 아이쇼핑 횟수를 늘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패션 기업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꼼데가르송 등을 수입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5170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해 540억원을 거뒀다.

한섬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섬은 올 1분기 매출 3936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3%, 40.2% 감소했다. 패션 시장 침체와 더불어 한섬의 화장품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의 수익성 악화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섬라이프앤의 부채 규모는 87억원에서 129억원으로 커졌다. 자본총액 또한 6억원에서 -52억원으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

또 패션 브랜드 ‘MLB’를 운영하는 F&F는 올해 1분기 매출이 50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0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대비 12.5% 감소한 수치다.  

반면 오랫동안 암흑기를 겪었던 뷰티업계는 사업 방향을 다양하게 전개하며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외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수출국 다변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국내 뷰티 회사 ‘톱2’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 12.9%, 3.5% 증가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2분기에도 패션 회사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소비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 패션업계가 당분간 내수시장에서 큰 이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게다가 여름 의류는 겨울에 비해 단가가 낮기 때문에, 2분기에 실적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어 “패션 뿐만 아니라 니치 향수(고급 향수)나 뷰티 사업을 병행하고, 팝업스토어 등을 이용해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접점을 늘려 꾸준히 고객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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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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