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모두 상위권에 안착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락했다.
1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제외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101.1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해 46.7%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보다 7.1% 성장한 26.0GWh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33.1% 성장률을 나타내며 점유율 10.8%로 3위에 올랐다. 반면 SK온은 1.3% 감소한 10.3GWh 사용량으로 역성장했다. 이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 EV6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온은 올해 포드 전용라인인 미국 조지아 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전환하고 2분기에는 30GWh 규모의 헝가리 3공장을 가동할 예정으로,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CATL은 중국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6.2% 성장한 27.7GWh로 점유율 27.4%를 차지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CATL에 이어 중국의 BYD 또한 해외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점차 순위권을 추격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4.8%로 대폭 성장하며 점유율 3.9%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는 기존 완성차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중국 전기차의 진입 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편 테슬라의 퍼스트 벤더사인 일본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용량 10.1Wh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역성장하면서 점유율 3위 자리를 삼성SDI에 내어주고 SK온에도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테슬라가 중국산 배터리 탑재를 늘리면서 파나소닉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당분간 실적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신규 고객사를 대상으로 생산 라인을 운영해야 하는데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차 출시를 앞둔 전기차에 기대를 걸고, 생산 계획을 밝힌 배터리들을 차질 없이 생산해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