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30명의 북한군이 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북으로 퇴각하는 일이 벌어졌다. MDL은 휴전선으로도 불린다.
합동참모본부(합참) 11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9일 낮 12시30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단순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의 경고사격 후 북한군이 즉각 북상한 것 외에 특이동향은 없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남북 간 총격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20년 5월 이후 4년여만이다.
당시 북한군이 강원도 철원군 DMZ 중부전선에 위치한 육군 3사단 감시초소(GP)에 고사총 총격을 가하자 우리 군은 K3 경기관총과 K6 중기관총으로 응사했다.
군 당국은 이번에 MDL을 넘어온 북한군들이 특별한 의도를 가졌다기보다는 작업을 하던 중 단순히 침범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DMZ는 현재 수풀이 우거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길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군은) 수풀을 헤치고 움직이는 상태였고, MDL에 근접하기 전부터 우리 군이 관측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우리 군이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을 한 이후에 즉시 북상한 것으로 봐서는 (MDL을)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10명 이상의 북한군이 짧은 시간 동안 50m 이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왔고, 경고사격을 하자 바로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곡괭이 등 도구를 지참하고 작업 중이던 북한군이 길을 잃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북한군 20~30명 중 다수가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고, 일부는 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9일은 북한의 3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날이다. 합참이 이틀이나 지나 관련 사항을 공개한 것은 남북 간 긴장관계가 더욱 고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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