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북 송금, 위증 교사 혐의 등 다수의 재판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고리삼아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특히 ‘이재명 사법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특위)’를 자체적으로 열어 이 대표에 대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겠다고 으름장 놨다.
현재 이 대표가 받는 재판은 4개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의혹 등으로 3개 재판을 받는다. 이에 더해 지난 12일 ‘쌍방울 대북 송금’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수원지법에선 1개 재판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사법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특위)’를 18일 발족해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위원장을 맡은 유상범 의원은 이날 첫 회의에서 “민주당이 민생을 책임져야 할 국회를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로펌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민주당은 21대 국회때부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 당시 이재명과의 연관성을 끊기 위해 술자리 회유 의혹 제기, 피고인도 모르는 변호인 교체, 검찰청사 연좌 시위, 수사 검사 좌표 찍기 등 물불 가리지 않고 노골적인 사법 방해 행위를 했다”며 “(이 대표가) 여의도 대통령인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법치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 정도가 심한데,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소름이 돋는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을 위해 사법부 무력화까지 시도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이 대표 한 사람을 위해 검찰과 사법부를 겁박하고 있다”며 “이 대표 말처럼 자신의 범죄행위가 정치검찰에 의한 조작이라면 사법 체계를 파괴하려 들 게 아니라 법원에서 당당히 결백을 입증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위는 19일 대법원을 방문해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을 신속히 진행해달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특위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오전 회의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다음날 오전 10시 대법원을 방문할 것”이라며 “저 포함 특위 위원장과 위원들이 방문해 이 대표에 대한 신속 재판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모든 재판을 신속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이미 지연되고 있다는 재판도 있고 기소한 지 얼마 안 된 재판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이 대표가) 지연하려는 전술을 펴고 있다. 통상의 국민들이 받는 일정대로 재판받으라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검찰청을 폐지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서도 작심 비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이 대표는 11개 혐의로 4건의 재판을 받고 있고, 조국 대표는 2심까지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법 리스크가 발등의 불”이라며 “개혁을 검찰청 폐지 명분으로 거론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려는 호위무사들의 충성 경쟁이라는 평가”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비위를 덮기 위해 강행했던 검수완박법 시즌2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피의자 신분인 이재명·조국 두 야당 대표의 사적 복수이자 폭거로, 헌정을 유린한 대표적 오욕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청을 없앤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죄가 무죄가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죄를 지었으면 응당 처벌을 받고, 처벌이 두려우면 죄를 짓지 않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