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원구성 협상에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8일 단독으로 5개 상임위를 열었다. 다만 관련 정부부처들도 전체회의에 불참하면서 야당은 강제소환 등을 위한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운영위, 교육위원회 등 5개 상임위를 가동했다.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에 반발해온 국민의힘은 모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과방위에서는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과방위는 이날 법안을 심사할 소위를 따로 구성하지 않고 곧바로 전체회의에 상정해 이 법안들을 의결했다.
방송3법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되자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관련 법안을 재발의해 의결시킨 것이다.
이날 과방위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김홍일 방통위원장 등을 불러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들은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과방위는 정부부처들의 출석에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오는 21일 입법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국토위 역시 이날 전세사기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듣기 위해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불출석해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문진석 국토위 야당 간사는 “오늘 전체회의는 전세사기 피해자 현황을 점검하고 정부의 지원대책을 보고받는 중요한 자리였다”며 “정부와 여당은 피해자를 외면하고 용산의 눈치만 보며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토위 야당 위원들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청문회 개최를 상정해 채택했다. 이로써 국토위는 오는 25일 국토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소환해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위와 문체위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간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교육위 야당 간사는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문체위 야당 간사는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선임됐다. 교육위는 이날 불참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다시 부르기 위해 오는 25일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석하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국회법 등 여러 법을 동원해 참석 안하는 것에 대핸 책임을 치르게 할 것”이라며 출석을 압박했다.
문체위는 박수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일본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고 여당의 상임위 보이콧을 비판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22대 첫 상임위인데 이렇게 앞자리가 다 비어있고 이게 정말 검찰 독재 정권의 민낯 아닌가”라며 “특히 오늘 안건으로 올라온 결의안은 여야가 입장이 다를 수 없는 것 같은데 국가유산청장과 직원들이 출석하지 않았다는 건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강유정 의원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당내 정책위를 통해 소관 부처에 연락해 개별적으로 업무보고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했다고 한다”며 “여당 원내대표실이 정부부처를 압박해 야당 의원들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막은 것은 헌정사상 첫 업무방해”라고 일갈했다.
운영위에서는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간사로 선임됐다. 또 오는 21일 대통령 비서실을 비롯한 소관 기관 업무를 보고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