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폭 축소 시행으로 1일부터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등의 가격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정부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주유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SK가스, E1 등 LPG업계는 7월 공급가를 일제히 동결했다.
1일 기획재정부는 당초 지난달 30일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오는 8월31일까지 2개월 연장하면서도,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라 인하폭 자체를 축소 시행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인하율은 기존 25%에서 20%로, 경유·LPG 인하율은 37%에서 30%로 축소됐다. 소비자의 체감 유류세 부담은 휘발유의 경우 리터(ℓ)당 약 41원, 경유는 약 38원, LPG는 약 12원씩 증가했다.
시행 첫 날인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이 경기 안양시 안양동 소재 알뜰주유소를 찾아 석유류 물량 공급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급격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업계의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알뜰주유소의 경우 재고 물량이 확보된 이달 첫째 주에는 유류세 환원분 반영을 최소화하고, 둘째 주부터 점진적으로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자제 주유소에 대한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러한 기조에 따라 매월 1일 요금 인상·인하 여부를 책정하는 LPG업계 역시 동결 형태를 보이고 있다. 8개월 연속 동결인 셈이다.
LPG시장 양대 기업인 SK가스와 E1은 7월 LPG 요금을 동결했다. E1은 가정·상업용 LPG 가격을 kg당 1238.25원, 산업용 LPG 가격을 1244.85원으로 동결하고, 부탄 가격은 유류세 인하율 축소 조치에 따라 리터당 12원의 환원액을 반영해 891.58원으로 책정했다.
E1은 “국제 LPG 가격 및 환율, 누적된 가격 미반영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LPG 공급가격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SK가스는 당초 지난달 30일 프로판 가격을 kg당 50원 올린 1289.81원으로, 부탄 가격은 리터당 41.46원 올린 921.37원으로 발표했으나, 하루 만에 하향 조정해 프로판 가격은 동결, 부탄 가격은 12.26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SK가스 관계자는 “LPG 가격이 오르는 데 대한 불만으로 거래처 변경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가격을 하향 수렴했다”고 말했다.
역시 LPG 가격 인상을 검토했던 SK에너지·S-OIL·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도 7월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익명을 요청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경유 대비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LPG 시장 특성상 한 기업에서 가격을 낮추면 다른 기업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서 “LPG업계도 관련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단계적 인상 등 정책 기조에 어느 정도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