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의 한국 라면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꾸준히 인기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6개월간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2.3% 증가한 5억9000만달러(약 8000억원)로 집계됐다. 라면은 K푸드 중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으로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0% 넘게 늘어 6억달러에 육박했다.
한국 라면의 최대 시장은 중국과 미국이다. 온라인 채널이나 대형마트 입점 확대로 지난달 말 누적 수출액이 1억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유럽 수출액도 꾸준히 늘어 상반기 기준 최초로 1억달러를 넘었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시장은 미국으로, 라면 수출액 증가율이 58%나 됐다. 농식품부는 소셜미디어에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을 탔고,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수출이 가속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35.1%나 증가했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은 2019년 50%를 넘긴 뒤 지난해에는 68%로 올랐다. 이후 올해 1분기에는 75%에 달했다. 내수보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회사, 그것도 라면을 파는 회사가 이렇게 큰 폭으로 급성장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불닭볶음면 인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라면을 포함한 농식품 수출액은 47억7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6.7% 증가했다.
농식품 상위 수출 대상국은 미국, 중국, 일본 순이다. 중국은 소비심리가 천천히 회복되면서 지난 5월부터 수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일본은 지난해 최대 수출시장이었으나 지속적인 엔저와 실질임금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해 3위로 내려갔다.
기타 권역에서는 유럽,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농식품 수출 상위 품목은 라면을 비롯해 과자, 음료, 인삼, 쌀가공식품, 김치 등이다.
지난해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쌀가공식품이다. 냉동김밥, 볶음밥, 떡볶이, 쌀음료, 막걸리 등을 포함하는 쌀가공식품은 상반기 수출액이 1억3700만달러로 41.4% 늘었다.
냉동김밥 등 가공밥은 건강식·간편식으로 인기를 얻었고 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유통매장 입점이 확대되면서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표 K푸드인 김치 수출액은 8400만달러로 작년보다 4.0% 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발효식품과 비건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