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도입 일정이 늦어짐에 따라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를 노후 항공기가 감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후화된 항공기가 늘어난 여행 수요를 감당하며 정비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대형기 A350 도입 기한 계약을 오는 2031년 말로 변경했다. 제조사 사정으로 도입이 늦어지자 기체 운영 계획을 조정한 것이다. 지난 2008년 7월 30대를 주문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5대만 받았다.
대한항공도 인도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지난 2019년 파리 에어쇼에 참석해 보잉 B787-10을 직접 주문했지만 기존 계획보다 3년이나 늦어져 이번 달 인도받을 예정이다.
우려되는 것은 대형 항공사보다 기체 보유 대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기 인도 지연 여파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항공기 정비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가 노후화하면 정비 인력과 정비 시간이 더 드는 건 사실”이라며 “특히 LCC의 경우 대형 항공사 여객기보다 크기가 작은 737기종을 띄우는데, 잔고장이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고장은 아니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노후화된 기종을 자주 띄우면 그만큼 정비를 더 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정비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항공업계에서 정비 인력 부족에 대한 이슈는 꾸준히 이어진 것”이라며 “최근 보잉사와 관련해 안전 이슈가 제기되면서 항공사별로 경년 도래 항공기 교체나 정비 강화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발생한 보잉 항공기 사고는 약 50건으로 에어버스보다 6배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보잉은 737 맥스 여객기 연쇄추락 사고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고 4억 8720만 달러(약 6730억원)의 벌금을 추가로 납부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보잉 787 기종을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각각 19기와 5기를 운항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유죄 인정이 국내 항공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경우 총 1110기가 고객사에 인도돼 미 연방항공청(FAA)에서 운항 중단 조치를 결정할 경우 막대한 항공기 지연 피해가 예상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