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TV토론 ‘대격돌’, 해리스 판정승에 수혜종목은

미국 대선 TV토론 ‘대격돌’, 해리스 판정승에 수혜종목은

트럼프 VS 해리스 TV토론,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우세’
해리스 정책 수혜주 2차전지·신재생·헬스케어 종목 ‘상승’
증권가 “당선인 관계없이 정책 수혜 보는 종목 주목해야”

기사승인 2024-09-12 06:00:07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미술관과 태평양 영화 아카이브 시청 파티에서 사람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토론을 지켜보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토론을 펼쳤다. 토론 결과 해리스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앞선다. 이에 해리스 수혜 종목들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당선과 관계없이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인프라·산업주 중심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ABC방송 주최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첫 대선 TV토론이 진행됐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다.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 7곳 가운데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서다.

시장에서는 이번 TV토론이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선일까지 정확히 8주(56일)을 남긴 시점에서 열리는 데다 양측이 추가 토론을 합의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이 될 수 있어 더욱 관심도는 높아졌다. 통상 TV토론은 수천만명이 넘는 수많은 유권자가 지켜보는 만큼, 대통령 당선을 위한 중요한 기회다. 

아울러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초박빙’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결전장이 될 것으로도 예상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48%, 해리스의 경우 47%가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TV토론은 트럼프보다 해리스에게 더욱 중요했다. 일반적으로 6월초까지 각 진영 후보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해리스는 바이든의 1차 TV토론 이후 사퇴가 이뤄지면서 7월말부터 등판해서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TV토론에서 트럼프는 크게 잃을 것이 없는 반면, 해리스는 네거티브 공격을 유연하게 잘 방어해야 함과 동시에 바이든 정부와의 차별성 어필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최대 쟁점인 경제 문제 위주로 살펴보면, 해리스는 자신을 중산층과 노동자를 도울 계획이 있는 유일한 후보로 표방하면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보편적 기본 관세(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국가가 판매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다”면서 억만장자 감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양육 비용 경감을 위한 세제 혜택과 중소기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인 점을 고려해 현 정부를 엮어 공격하는 전략을 취했다. 트럼프는 “나는 (재임 기간) 인플레이션이 없었다. 그들은 경제를 파괴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물가 상승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임 기간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하고 있고 그 덕분에 중국에서 수십억 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리스 판정승’에 수혜종목 2차전지·헬스케어株↑

토론 결과 해리스가 일부 우세했다는 평이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토론 직전 해리스와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6%, 52%로 트럼프 후보가 우세했다. 그러나 토론이 끝난 뒤 지지율은 각각 49%로 변경됐다. 해리스의 지지율이 3%p 오른 반면, 트럼프는 3%p 하락했다.

또한 미국 CNN방송이 TV토론 시청자 대상으로 진행한 ‘누가 TV토론회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는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3%가 해리스의 손을 들었다. 트럼프가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발한 지난 토론회와 정반대의 결과가 표출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는 해리스 관련주들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해리스의 대표 수혜 업종은 친환경 에너지, 헬스케어 서비스, 전통 인프라, 주택 등으로 꼽힌다. 특히 친환경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선으로 강조되고 있고, 헬스케어도 민주당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들 관련 종목으로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2차전지 관련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SDI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91% 급등한 36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도 각각 5.14%, 3.32% 오른 39만9000원, 34만20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3.36%), 에코프로(2.75%), 엘앤에프(7.84%)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외에도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인 SK이터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94% 오른 1만8400원으로 상한가를 찍었다. 아울러 HD현대에너지솔루션(13.73%), 씨에스윈드(11.11%), 한화솔루션(7.3%) 등도 올랐다. 헬스케어 관련주인 셀바스헬스케어(29.88%), 토마토시스템(18.02%), 셀바스AI(5.95)도 함께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선 직전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해리스 수혜 종목들의 등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10월에는 양당 정책 수혜 업체들의 등락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10월 중순부터는 어느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전력 수요 증가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과 글로벌 방위비 확충 수혜 업체”라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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