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년간 의료개혁에 건강보험 재정 10조원을 투입하는 데 대해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보 재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지역·필수의료와 관련해 많은 안을 내놨기 때문에 이대로 진행하면 원래 의도했던 의료개혁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료대란 대처를 위해 건보 재정 2조원을 사용하고, 의료개혁 추진으로 20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히면서 건강보험 보장성과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며 “취약층 보호와 보장성 강화는 쉼 없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30일 향후 5년 동안 국가 재정 10조원과 건강보험 10조원을 합해 총 20조원 이상을 의료개혁에 투입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 이사장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대란 상황에서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현재까지 매달 건보 재정이 1890억원씩 투입되는 데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공단이 예측했던 금년도 급여 지출 총액보다는 적게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한 달에 1890억원씩 지출되는 부분은 응급실, 중환자, 입원환자, 야간관리료 등에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건보 재정 부담은 정부가 일반 재정으로 부담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지적엔 “공단이 지출해야 될 부분에만 지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들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작년 10월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피부미용 의사가 늘어나는 건 당연하고, 낙수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영석 민주당 의원이 “소신이 바뀐 건가”라고 묻자 정 이사장은 “작년 국감 때도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증원만으로는 안 되니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보완적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