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실시설계비 13억 8000만원을 확보해 설계 공모를 진행했으며, 오는 20일 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선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 착공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보건의료원 건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동군은 기준시간(30분) 이내 응급실 이용 환자의 비율이 2.5%에 불과해 전국 평균 72.8%, 경남 평균 61.1%와 비교했을 때 응급의료 접근성이 매우 열악하다.
또한 고령인구 비율 40%, 장애인 10.2%, 기초생활수급자 7.3%로 취약계층 비율이 높고, 높은 의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의료 불균형 해소가 절실하다.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하동군민의 연간 의료비 지출 약 1288억원 중 973억원(76%)이 다른 지역에서 지출되고 있다. 교통비, 숙박비, 시간비용 등을 포함하면 더욱 큰 비용이 관외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응급의료, 분만, 소아청소년과 세 분야 모두 의료 취약지로 지정되는데, 전국에서 이 세 분야가 모두 취약지역인 곳은 매우 드물다.
예측 불가능한 재난 상황 발생 시 공익을 위해 운영되는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 이익 창출보다 의료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한다는 점 등이 보건의료원의 필요 이유다.
군은 지난해 2월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에서 하동군민 92%가 병원 건립을 강력히 원했고,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사업 향우·주민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67%가 보건·의료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경제적 편익 분석 결과, 주민들의 타지역 의료 이용에 따른 교통비 및 이동 시간 절감, 응급사망 감소, 감염병 관리 등 비용 대비 편익이 1.79로 높게 나타났다.
군은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민선 8기 출발과 함께 의료혁신TF팀을 구성하고, 공공의료 구축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경찰병원 분원 하동군 유치를 추진했으나 좌절됐다.
이후 하동군에 적합한 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주민 설문조사와 4차례에 걸친 보고 및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간 병원을 우선 유치하기 위해 인근 진주, 사천, 창원시의 종합병원 8개소 병원장을 만나 설립 의사를 타진했으나, 수익성 감소 등의 이유로 설립 의사가 없었고 공공의료원 조성 시 운영에 직접 참여할 의사를 표시한 병원은 도내 2개소가 있었다.
또한, 새하동병원 활용 방안 검토를 위해 전문가 자문과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유휴시설 활용 측면에서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접근성이 떨어지고, 향후 10년 이상 사용할 공공시설로서의 사업성과 효율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군민의 보편적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 증진할 수 있는 공공병원으로 방향을 정했다.
보건의료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502㎡ 규모로 건립되고 7개 진료과, 응급실, 40병상 이내 입원실, 수술실, 건강검진센터, 재활클리닉, 감염병격리병상을 갖추게 된다.
이번 실시설계비 확보를 계기로 2025년 국비 123억원을 확보했으며, 향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특별교부세 등 추가 재원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종문 보건소장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필수 의료가 충족되고 의료와 돌봄이 연계된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 고령화 사회 지역 소멸을 막는 절실한 요구라고 생각한다"며 "보건의료원 건립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해 군민 모두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하동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하동=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