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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25 지에스강남점. 매대 앞에는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페이’가 시범 운영되고 있었다. 고객이 물품 계산을 위해 단말기 앞에 섰고, 편의점 직원이 물품에 바코드를 찍었다. 이후 고객이 계산대에 비치된 단말기에 얼굴을 갖다 대자 결제가 이뤄졌다. 얼굴 인증부터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단 1초 정도. 눈 깜짝할 새 결제가 끝났다.
이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으로 편의점에서도 지갑 없이도 빠르고 간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 편의점 3사인 CU·GS25·세븐일레븐은 토스와 손잡고 다음달 서울 일부 매장에 ‘페이스페이’를 선보인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비롯해 단말기 보급과 이에 따른 상용화 등이 극복 과제로 꼽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CU)·GS리테일(GS25)·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이르면 3월 토스의 ‘페이스페이’를 도입한다. GS25와 CU는 이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한 뒤 다음달 각각 30여곳 점포에서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상반기 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페이스페이는 얼굴 인증만으로 계산이 가능한 결제 시스템을 뜻한다. 고객이 토스 앱에 얼굴을 미리 등록한 후 결제 시 편의점 매장에 설치된 전용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면 토스페이로 즉시 결제가 진행된다.
이는 생체 인증 기술을 활용한 터치리스(touchless) 결제 방식이다. 99.99%의 정확도로 1초 만에 얼굴 인증이 끝나며 ‘라이브니스’(Liveness) 기술로 사진이나 동영상 등 가짜 얼굴을 모두 걸러내도록 설계됐다. 최초 1회만 얼굴을 등록하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 중 고객이 선택한 수단으로 즉시 결제된다. ‘QR/바코드 결제’는 점포에서 상품 구입 시 QR 혹은 바코드를 제시하면 토스 앱에 등록된 결제수단을 기반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토스 측은 페이스페이 관련 데이터는 모두 암호화해 안전하게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24시간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가동해 부정 거래가 발생할 경우 즉각 탐지하고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토스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3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사전 적정성 검토’를 신청해 적법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을 두고 일각에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얼굴 정보를 직접 등록해야 해 사생활 침해나 정보 유출 유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어서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김희성(여·41)씨는 “내 생체정보를 등록해 놓고 만일 안면인식 결제가 악용될 경우 개인정보 도용 등의 피해 소지도 다분해 보여 내심 걱정이 된다”면서 “실제 상용화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단말기 설치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도 있다. 페이스페이를 위해 전용 단말기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면 인식 결제의 대중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설치 비용이 점주들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페이스페이 이전에 정맥 정보를 기반으로 한 손바닥 페이가 편의점 등에 시범 도입됐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접은 바 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마다 계약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단말기 설치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가맹점주들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토스 측 관계자는 “결제 단말기 출시 2년 만에 10만개 가맹점들이 토스 단말기를 선택하는 등 인프라 측면에서 상용화가 됐을 때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안면인식 결제 수단의 도입·확산에 대한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얼굴 인증 시장 규모는 올해 76억 달러(11조 435억원)에서 2030년 162억 달러(23조 5369억원)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안면인식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토스의 전략적인 의지와 편의점들이 구매 편리성 및 구매율을 높이려는 의도와 맞아 떨어진 사안”이라며 “초기 시장에 안착하려면 안전에 대한 보안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킹을 방지하는 방화벽 등의 기술적인 비용이 더 들 수 있지만 (안면인식 결제가) 사업화 검증이 되고 편의점 객단가가 높아지게 되면 그만큼의 수익률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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