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의 대규모 미국 제철소 투자 계획을 두고 증권가가 다양한 평가를 내놨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불확실성 또한 제기됐다.
하나증권은 26일 투자 계획에 일부 불확실성은 있으나 외형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기존 목표주가 4만3000원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총 58억달러(약8.5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투자금액은 50%의 자기자본과 50%의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동사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기타 투자자와의 지분출자를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 의사결정으로 현대제철은 미국 내 현대차그룹 공장으로 판매되는 자동차 강판에 대한 관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짐과 동시에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외형성장 부재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체제 전환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 있어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현대차그룹의 투자금액은 2조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고 그 가운데 현대제철이 얼마만큼을 부담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대제철이 컨퍼런스콜에서 유상증자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언급해 차입 등을 통한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도 미국 투자의 중장기적인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4만1000원으로 상향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차강판 특화 전기로로 직접환원철(DRI)을 사용하고 직접환원철 원료 설비(DRP)까지 건설할 예정”이라며 “다소 큰 규모의 투자이지만 DRP를 포함한다면 합리적 수준의 투자”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판재류와 봉형강류 모두 성장이 제한적이고 통상 이슈 등을 감안할 때 신규 성장을 위한 현지 투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파업 및 직장폐쇄, 봉형강유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단기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8월로 예상되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판덤핑 예비판정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제철의 출자 구조나 비율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현 시점에서 재무 부담을 추정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자금 부담과 장기적인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이라는 두 가지를 저울질 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출자 비율이 나오기 전까지는 숫자로 확인할 수 없는 자본 비용은 불확실성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