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보복 조치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2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 보도에 따르면 에스마일 쿠사리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이같이 전하며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잇는 해상 통로로, 걸프 산유국 이란, 이라크의 주요 원유와 가스 수송로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해 이동한다.
이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적인데, 이런 대형 선박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이 실제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대방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과 기뢰 설치 등으로 이곳의 통항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지만 이란이 이를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 이번 의회 결의가 최고안보회의의 승인을 받아 현실화된다면, 사실상 역사상 첫 전면 봉쇄 조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