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논란 후 시청률 추락 ‘패떴’…뭔가 보여줄 때가 왔다

대본 논란 후 시청률 추락 ‘패떴’…뭔가 보여줄 때가 왔다

기사승인 2009-01-27 0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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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1인자 SBS ‘패밀리가 떴다(패떴)’가 ‘대본 논란’의 곤욕을 단단히 치르는 모습이다. 줄곧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던 패떴은 25일 방영분에서 시청률이 10%대(TNS미디어코리아)로 추락했다. 설 연휴의 여파라고 스스로 위안삼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패떴은 대본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인자’의 위치만큼은 굳건히 지키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제 시트콤처럼 보인다’는 네티즌들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7.7%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전주대비 오히려 0.4% 상승한 수치였다.

하지만 이후 패떴의 시청률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18일 시청률이 전주대비 3.6% 하락한 24.1%로 떨어지더니, 다니엘 헤니라는 ‘대박급’ 캐스팅을 성사시킨 25일은 전주대비 시청률 하락폭이 오히려 5.3%로 늘어나며 17.8%로 곤두박질쳤다.

더구나 이는 지난 17일 패떴 출연진 중에서도 대중의 호감도가 특히 높은 톱스타 이효리가 연예 프로그램도 아닌 SBS 8시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본이 있어도 줄줄 외우지는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음에도 도출된 우울한 결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본 논란 후 첫 방송인 11일 시청률이 소폭 상승한 것도 패떴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알고보니 대본이 있었다는데 어떤지 한 번 보자’는 ‘냉소적 시청’이 아니었냐는 분석마저 나온다. 그리고는 예전과 같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경쟁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의 25일 시청률이 전주대비 3.2% 상승(11.9%)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청률 하락의 원인을 민족대이동이 일어나는 설 연휴의 여파로 치부해버리기도 어렵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온라인 곳곳에는 패떴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많은 네티즌들이 대본 논란 이후 패떴을 다각도로 분석한 의미있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논란 이후에도 몸값 비싼 스타들을 캐스팅하는 것 외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을 많이 지적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블로거기자인 아이디 ‘KunKuri7’은 “11일 패떴을 보면서 논란 대처 능력이 미숙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대본 존재에 대한 논란에 휩싸인 직후이기에 편집 과정에서 이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었을텐데 논란에 대응할 만한, 완화시킬만한 장치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 저런 것이 대본에서 비롯되는 것이겠구나’하는 대목들이 많이 발견됐을 뿐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아이디 ‘공감’은 “무한도전과 1박2일은 예전에 있었던 위기를 시청자들과의 진솔한 소통을 통해 극복했다고 생각한다”며 “연예인들만의 잔치판에서 자신들만을 위한 웃음은 보기엔 화려한 조화일 뿐 깊이가 없다. 패떴도 위기를 기회로 잘 극복해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인기가도를 달리는 프로그램이라도 위기는 온다. 사실 프로그램의 진정한 역량과 저력은 시청률 고공행진을 내달리며 승승장구할 때가 아니라 위기를 맞았을 때 외면하는 시청자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능력에서 증명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논란이야 어쨌든 현재 패떴은 무한도전, 1박2일과 함께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지평을 성공적으로 열고 자리매김시키고 있는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 시장의 ‘리딩히터’다. 이런 프로그램이 ‘알고보니 대본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그저 그랬던’ 프로그램으로 남아버린다면, 이는 향후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발전과 비상에도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보여준 패떴이 정말로 뭔가를 보여줘야할 때가 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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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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