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어려운데 그만 좀 싸워라”…여야 의원들이 전한 설 민심

“경제도 어려운데 그만 좀 싸워라”…여야 의원들이 전한 설 민심

기사승인 2009-01-27 16:57:01

[쿠키 정치] 어려운 경제여건 앞에서는 여야도 지역색도 따로 없었다. 설 연휴기간 전국으로 흩어져 민심을 들어본 의원들의 말을 종합해 본 결과다. 의원들은 27일 ‘경제도 어려운데 그만 좀 싸우라’는 꾸짖음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호된 질책=수화기 너머 설 민심을 전달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는 풀이 많이 죽어 있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좀 잘하라”는 질타가 쏟아진 탓이다.

경북 김천의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국회의원들 싸움 좀 하지 말라는 주문과 싸우는 국회의원들은 좀 내쫓아 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의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민심이 워낙 흉흉해 2월 말에 하려던 의정보고를 2월 초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이 현장에서 목격한 실물 경제도 우울하긴 마찬가지였다. 대구 달서병의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은 “시장을 돌며 1년만 참아보자고 말했는데 ‘그런다고 경기가 나아지겠느냐’는 상인들의 대답을 들었다”면서 무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성북갑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경기가 워낙 어려우니 설 인사조차 민망할 지경”이었다고 했다.

이때문에 의원들에게는 경제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부산 사상구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중소기업인들과 재래상인들이 극심한 은행 대출 동맥경화를 호소해 왔다”면서 “금리 인하를 계속했는데도 이런 일이 계속되는 이유가 뭔지 당 정책위에서 논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각과 법안=민심은 한나라당에게는 야당과의 협조를, 야당에게는 지나친 여당 발목잡기 자제를 주문했다. 부산 사하갑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쟁점 법안이 뭔지 관심도는 낮아도 야당과 더 싸우지 말고 협의해서 처리하라는 주문이 많았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선 꼭 필요한 경제 법안만 통과하고 논란이 많은 법안은 순차적으로 풀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전남 여수의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야당이 너무 발목을 잡는 것처럼 비쳐줘서는 안된다는 주문도 있었다”고 말했다.

쟁점법안과 개각 등은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기도 일산의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용산사태, 내각개편, 쟁점법안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서민들이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경제가 어려우니 다른 일은 뒷전으로 묻힌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좀더 정치색을 벗고 경제 쪽에 매진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대전 중구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대통령이 용산 참사 관련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나 고심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있었다”면서 “수도권 규제완화로 풀리는 돈이 지방으로는 내려가지 못하는 문제도 들었다”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주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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