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11일 오후 6시 강릉시 관동대학교 유니버스텔 1층. 500석 규모의 넓은 식당 콘서트홀에서 디너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강원도내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2009 행복한 어울림 음악 캠프’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여러분들이 꿈을 이루어 훌륭한 어른이 되면 콘서트를 갈 기회가 많아지겠죠. 그 때를 대비해서 미리 공연 에티켓을 배워두는 것입니다. 음악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원오페라단·메밀꽃오페라학교 단장 겸 교장인 김기원 교수가 이런 말로 콘서트 수업을 시작했다. 연주자의 악기에 대한 설명에 이어 갈색의 길고 멋진 바순에서 매력적인 저음의 선율이 울려퍼지자 콘서트홀은 조용해 진다. 아이들은 지그시 눈을 감고 음악에 빠져들고 연주가 끝나자 여기 저기에서 “앵콜”이 터져 나온다.
‘행복한 어울림 음악캠프’는 강원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기원오페단이 주관하는 캠프로 참가 대상은 도내 4, 5학년 초등학생들이다. 프로그램은 오페라로 대화하기, 가창공부로 하는 나도 성악가, 영어 어린이 뮤지컬, 신나는 난타, 탈춤, 창작 종이접기, 레크리에이션 겸 체육대회, 피자 만들어 먹기, 방송 댄스 등으로 다양하다.
1기(지난 3∼5일)와 2기(9∼11일)로 나눠 진행된 캠프에는 기수별로 100명씩 참가했다. 2기 캠프에는 다문화가정 자녀 50명과 한국인 자녀 50명이 참가했다. 서로 배려하고 함께 어울림을 통해 미래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였다. 어머니가 일본 출신인 하경이와 어머니가 베트남 출신인 소라는 한방을 쓰면서 금세 친구가 됐다. 둘은 캠프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우정을 이어가자고 약속했다.
난타 강사인 타악기 전문가 유수정(여)씨는 “아이들이 배우려는 열의가 높고 집중도도 뛰어나다”며 “높은 단계를 가르치는데 금세 깔끔하게 소화해 공연까지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놀라워했다.
김 교수는 “소외된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캠프를 시작했다”며 “예술과 생활이 어우러진 캠프 활동을 통해 밝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음악캠프는 2006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이며 내년 초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릉=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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