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이달 초 전용기를 들여왔다. 삼성, LG, 한진에 이어 네번째다. 기종은 BBJ 737. 국토해양부에 전용기 등록신청을 마쳤고, 항공안전검사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조종사, 승무원 등 12∼13명 규모의 항공팀을 꾸렸다. 각종 검사 및 등록, 시운전을 거쳐 6∼7월쯤부터 본격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BBJ 737기는 현재 삼성의 전용기와 같은 모델로 승무원을 포함해 18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다. 최대 비행거리가 1만㎞ 이상이라 한국에서 미 중부지역까지 논스톱 비행이 가능하다. 구입과 개조 비용을 합하면 800억∼9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운영비는 최소 50억원이다.
그러나 말들이 많다. 글로벌 경영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자동차 업계를 포함한 경기가 최악인 시점에 굳이 전용기를 도입해야 하는냐로 갈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3일 “글로벌 경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업무용 전용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한 것을 최근 들여온 것”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용기는 번거로운 공항통관 절차를 줄여주고, 정기편 직항노선이 없는 곳까지 운항이 가능해 업무에 유익하다.
문제는 ‘타이밍’. 현대·기아차는 최근 초긴축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관리직 월급 동결 및 임원 임금 10% 삭감 방침을 밝히는 등 비용 절감에 전력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빅3’ 최고경영자들이 구제금융을 논의하는 청문회에 전용기를 타고 갔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한 일도 최근이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국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올테니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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