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사회복지상 이헌탁씨 “어르신들 환한 웃음에 힘든 것 잊어”

새내기사회복지상 이헌탁씨 “어르신들 환한 웃음에 힘든 것 잊어”

기사승인 2009-02-26 16:46:02
[쿠키 사회] “밭에서 무나 배추를 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집에 배달하면 환하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맞아줍니다. 그 모습을 보면 힘든 것도 다 잊어버립니다.”

국민일보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가 공동 주최하는 새내기사회복지상 제62회 수상자로 선정된 이헌탁(30) 사회복지사. 그는 제주도내 전역을 돌며 기탁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푸드뱅크 업무를 맡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된지는 2년7개월째. 제주관광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뒤 2006년 6월부터 제주시 한림읍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다.

푸드뱅크 업무를 혼자 맡고 있기 때문에 몸은 쉴새가 없다. 제주도에는 대형 업체가 적기 때문에 식품 기탁이 많지 않다. 대신 ‘밭떼기 후원’이 많은 편이다. 배추, 무, 당근, 양배추 등 농산물을 밭 통째로 기탁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수확에 드는 인건비가 감당이 안돼 아예 ‘밭째로 가져가라’는
농가가 많다. 이씨는 그럴때마다 직접 밭으로 나가 농산물을 수확하고 다듬어 가져온다.

이씨는 “밭에서 가져온 농산물은 한림 여전도회 등에서 김치로 만들어 이웃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농민들이 배추나 무를 처리해 주면 고맙다며 내미는 냉수 한 그릇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후원해 주는 밭들이 있어 채소류는 물량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다”며 “해산물과 육류가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지금까지 손을 못댔던 식육점과 유통쪽에 일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보육교사 1급, 케어복지사 1급, 레크리에이션 1급 자격증도 땄다. 시설에 가서 봉사하다 보면 웃음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에 눈을 돌렸다. 많은 사람이 박수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스스로에게도 큰 위안이 된다.

이종범 서부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 농어촌 지역의 푸드뱅크 사업은 후원자는 적고 공급해야 할 곳은 많아 무척 힘들다”며 “이헌탁 사회복지사는 스스로 기탁처를 발굴하고 몸으로 뛰면서 넉넉한 식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2년간 발굴한 기탁처만 23곳에 이른다. 틈나면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을 위로한다. 40여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8가지 프로그램을 순회·진행하고 있다. 이씨가 만나는 노인만 8000명이 넘는다.

이씨는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이 많다”며 “복지서비스가 골고루 제공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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