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군 대강면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하는 홍정순(37)씨가 시전문지 ‘시안(詩眼)’의 22회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홍씨는 단양고 시절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문학가 꿈을 키워왔다. 대학 진학은 못했지만 대신 2007년부터 시안, 신춘문예, 현대시학 등의 문예지에 꾸준히 시 작품을 내왔다.
생계의 터전인 철물점에 있는 시간이 많은 홍씨의 시에는 철물 등의 사물이 자주 등장한다. 수상작 ‘소설(小雪)을 지나다’에서도 그는 “감나무 그늘에서 자라 감 먹고 살아 온 그 소리는 전대 풀고 나온 나를 창문 앞에 서게 했다 이파리 다 떨군 느티나무 가지 사이로 철물점 연탄난로를 쬐던 거칠고 곱은 손들이 보인다”라고 쓰고 있다.
심사를 맡았던 신달자, 오태환 시인은 “생활 현장에서 얻은 삶의 조각들을 결곡하게 재구성해서 시류에 현혹되지 않는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다”고 평했다. 홍씨는 “내게 주어진 철물점 일도 열심히 하면서, 녹이 슬더라도 변치않는 철물과 같은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단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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