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남북 군사 통신선이 차단되면서 북한에 머물고 있는 우리 인력들의 안전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오전 현재 개성공단에는 남측 인사 573명이 체류 중이다. 이중 80명이 9일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금강산에 체류 중인 43명도 같은 상황이다. 당분간 개성공단과 금강산 등 북측에 체류 중인 약 620여명이 모두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1일 군사분계선 육상통행 제한 조치(12·1 조치)를 발표하고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남측 인원을 880명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최소 인력을 공단에 상주시켜 왔다. 상주 인력은 개성공단 입주업체 97곳(2월말 기준)에서 파견한 관리자와 기술지도 인력이 다수를 차지한다.
기술지도 인력은 입주업체에 따라 적게는 2∼3명, 많게는 15명 내외다. 북측 노동자 3만8000여명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공장을 관리 감독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나머지는 단순 노무자나 하청업체 직원이 많다. 통일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30여명과 입주 업체를 지원하는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전력, KT 실무자 등도 포함돼 있다.
금강산 체류자도 개성공단과 같은 군 통신을 통해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금강산으로 들어가고 나간다.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지만 관광 구역 내 시설을 관리하고 보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초청장과 당국의 방북 허가를 받은 뒤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 명단을 상호 통보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 방북하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경우 하루 전에 북한 군 상황실에 팩스로 통행 신청을 하고 통행 당일 오전 북측이 군사분계선(MDL) 통과 승인을 군 통신선을 통해 통보해 왔다.
현재 당국은 현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 설치된 남남회선을 통해 연락망을 유지하고 있다. KT 광케이블로 연결된 이 회선은 제3국을 통한 국제전화 형식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금강산은 40회선의 위성전화를 통해 연락망을 유지하고 있다.
개성공단에는 북측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있어 남남회선을 통해 간접 연락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북측 공단 관계자는 "현재 상부의 지시를 받지 못해서 입장을 알려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통일부 대변인이 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각 업체별로 식당과 숙소가 완비돼 있고 슈퍼마켓 등 편의시설이 있기 때문에 예정보다 긴 시간 체류해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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