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리조나주 피닉스 피오리나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시범경기에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맞아 10대 4로 패했다. 특히 7회말 0-10으로 뒤져 시범경기가 아닌 본 경기였다면 콜드게임이 선언될 수 있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했다.
한국은 선발투수 김광현(SK)이 3회말 3점을 내주고, 손민한(롯데)-이승호(SK)-이재우(두산)가 이어던진 4회말 6점을 더 잃어 0-9로 끌려갔다. 마운드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동안 타선도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7회초까지 한국은 김현수가 4회초 때려낸 중전 안타 외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심 타선의 침묵과 믿었던 김광현-손민한의 동반 부진은 2라운드 시작을 눈앞에 둔 김인식 감독의 전술 운용을 좁히는 악재임에 틀림없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8회초 4점을 얻는 동안 최정, 이택근, 고영민 등 ‘백업 3인방’이 연속 적시 2루타를 때려내 타격감을 조율했다는 점이다. 마운드에선 이재우의 호투와 더불어, 1라운드에서 컨디션 난조 탓에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던 오승환(삼성)이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 호재다.
대표팀은 13일 새벽 5시 글렌데일 볼파크로 옮겨 LA다저스와 마지막 시범경기를 치른다. 16일 2라운드 첫 경기를 치를 때까지 시차를 극복하고 컨디션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가 급선무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지금은 잘 때리고 잘 던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2라운드 첫 경기가 열리는 16일 전까지 몸을 최대한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대부분 “시차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하와이 전지훈련을 마치고 도쿄로 옮긴 뒤 또다시 미국으로 장소를 옮긴 대표팀은 한 달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3차례나 시차가 바뀌는 바람에 적응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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