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근 4600t급 어업 순시선 ‘어정(魚政) 311호’와 ‘어정 301호’ ‘어정 460-2호’ 등 3척의 함정을 남중국해에 파견해 해역별로 순시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수 척의 퇴역 해군함정을 어업순시선으로 개조해 남중국해에 추가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지난주 일본에 정박 중이던 이지스함 USS 중윈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했다. 이지스함은 남중국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는 비무장 선박인 임페커블호를 호위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핵잠수함을 파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의 황옌다오(黃岩島)와 난사(南沙) 군도 일부를 놓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0일 황옌다오와 난사 군도를 자국 영해로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의 영해기선법안에 서명해 중국측의 반발을 샀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순시 활동 강화와 동시에 필리핀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필리핀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미국은 중국 패권 저지 차원에서 필리핀을 측면지원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8일 남중국해 하이난섬 부근 공해상에서는 중국 해군함정 5척이 정보 수집 중인 임페커블호의 항해를 방해하며 상당 기간 정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항해를 막은 중국의 행위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고, 사실상 간첩선으로 간주한 중국은 “EEZ 안에서 핵잠수함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은 국제법과 중국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남중국해=중국 남쪽과 필리핀 및 인도차이나반도, 보르네오섬으로 둘러싸인 바다. 태평양의 속해(屬海)로 중국에서는 남해(南海)라고 한다. 둥사(東沙), 시사(西沙), 중사(中沙), 난사(南沙) 등 4개 군도(群島)가 산재해 있다. 해저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석유 등 전략물자 해상 수송의 길목이어서 중국과 인접국간에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곳이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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