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2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부엉이바위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이날 오후 발표한 긴급 호소문을 통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면서 “또 다시 공안정국을 조성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생긴다. 갈등과 대립, 투쟁이 광범위하게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유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고, 대한문을 비롯해 서울광장 등 그 어느 곳에서든 추모분향이나 추모집회를 방해해서는 안되며,
미디어 관련법 등 이른바 MB법들을 다수의 힘으로 관철하려 하지 말고 국민 합의로 처리되도록 결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고문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모습에서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며 “전임 대통령조차 정치보복의 대상이 돼버린 극단적 상황, 조·중·동과 검찰에게 참을 수 없는 조롱과 야유를 받아야 했던 사람, 투신 말고 다른 탈출구를 선택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린 사람, 이런 노 전 대통령의 모습에서 서러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라고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를 해석했다.
또한 “국민의 처지와 노 전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며 “그래서 서러웠고 고인의 영전에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대통령님은 지난 촛불집회 때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지만 촛불이 꺼지는 순간 돌변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그때 끈 촛불을 국민들의 가슴 속에 다시 피워 올렸다. 이번에는 이 촛불을 어떻게 끄실 생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님 주위에 이번에도 지난 번처럼 하자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청와대, 한나라당, 조·중·동 등 많은 이들이 이렇게 주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대통령님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권이고 과거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독재와는 다른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그러나 대통령님께서 국민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공안통치의 유혹에 빠지면 무서운 재난이 우리를 덮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고문은 “부엉이바위에 선 노 전 대통령의 짙은 외로움이 바로 국민의 마음”이라며 “그 외로움을 대통령님께서 부둥켜 안으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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