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朴’…박진―박연차 법정서 신경전 촌극

‘朴대朴’…박진―박연차 법정서 신경전 촌극

기사승인 2009-07-23 2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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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불법 정치자금 2만달러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박진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법정에서 금품수수 장면을 재연하는 촌극을 빚었다.

23일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열린 박 의원의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회장은 "만찬장에서 2만달러가 든 봉투를 박 의원의 오른쪽 양복 주머니에 직접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때 변호인 측에서 현금 전달 장면을 재연하자고 제안했다. 재판장은 박 전 회장이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24일 구속집행정지로 잠시 석방될 사정을 감안해 보류하자고 했지만, 박 전 회장은 괜찮다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시연에 협조했다.

박 전 회장이 박 의원의 주머니에 봉투를 넣으려했지만, 박 의원은 상의 단추를 꽉 잠근 채 반대쪽으로 몸을 틀었다. 재판장은 당시 단추가 열려 있었다는 박 전 회장의 증언에 따라 박 의원에게 단추를 풀 것을 요구했다. 두툼한 봉투는 어렵지 않게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지만 박 의원은 "나는 항상 상의 단추를 잠그고 다닌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증언 도중 박 전 회장은 "박 의원 말고는 박씨인 국회의원에게 돈을 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부인하다가 "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박 전 회장은 후원금 지급대상 명단을 '운동화 지급자 명단'으로 불렀으며 '1000만원=운동화 한 켤레, 2000만원=운동화 두 켤레'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회장의 심복인 정승영 회장은 여·야 의원 10여명에게 모두 1억8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기소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부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송은복 전 김해시장에게는 징역 2년6월, 추징금 10억원을 선고했다.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노건평씨가 모은 불법 정치자금 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게는 징역 2년에 추징금 7억원을 선고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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