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3학년도부터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선발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제20차 라디오·인터넷 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에서 "임기 말(2012년) 쯤 가면 아마 상당한 대학들이 거의 100% 가까운 입시 사정을 그렇게(입학사정관제로)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내년도 입학시험에서부터 논술 시험이 없이 입학사정을 통해서 (학생을) 뽑고, 또 지역별로, 농어촌에서 지역 분담(농어촌 지역균형선발제)을 해서 또 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농어촌 등 소외지역 학생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도 입학 기회를 주는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제와 논술 등 시험을 보지 않고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의 면담을 통해 뽑는 카이스트, 포스텍을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대통령의 발언은 입학사정관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100%라는 숫자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아 달라"면서 "정책의 속도보다는 성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 확대·정착을 위해 초·중·고 교과목 수와 수능 시험 과목 축소를 포함한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교과부는 학교정보공시제 실시, 학교생활기록부 체계 개편, 고교다양화 정책 등을 통해 일선 고교에서도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맞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제도 다른 대학으로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학 교육·시민단체 학부모 등은 입학사정관제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급격한 입시제도 변화로 인한 혼란과 선발 과정에서의 공정성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박정일 서울대 입학관리실장은 "일선 고교에서 학생들을 내실있게 가르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입학사정관제로 100% 학생을 선발하는 데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윤제 성균관대 입학관리처장은 "제도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최소화하면서 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론을 폈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과연 대통령의 말처럼 단기간에 안착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우리 현실은 입학사정관 숫자도 부족할 뿐 아니라 부실 전형과 고교등급제 도입 등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부 김주언(46·서울 중계동)씨는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려면 평소 하는 공부는 공부대로 하고 추가로 독서나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면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불과 몇 년 안에 100%로 확대한다고 하니 혼란스럽다. 정권이 바뀌면 제도가 바뀌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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