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주요국 정상회의 기간 중 중국 일본 러시아 이스라엘 등과 줄줄이 일대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미영 정상회담은 없었다.
영국 정부는 다섯차례나 양국간 정상회담 일정을 잡기 위해 시도했다. 또 신종 플루 백신기부에서 아프리카 정책에 이르기까지 미국 구미에 맞춘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으나 끝내 정상회담 일정을 잡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둘이서 포즈를 취한 사진으로 국제 무대에서의 힘을 과시하려던 브라운 총리는 결국 뉴욕의 한 식당에서 마주친 오바마 대통령과 잠깐 대화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측은 정상회담이 없었다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총리가 내심 무척 당황해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냉랭한 반응은 지난달 말의 팬암기 폭파범 석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미국인 100여명을 사망케 한 폭파범 석방에 영국 정부가 개입된 것으로 믿고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불쾌감과 실망감을 표시했었다.
영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신국제참여시대’를 선언한 것은 앞으로 우방 관계를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며 미·영간 전통 혈맹 관계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양국 관계는 1990년대 초·중반 존 메이저 총리와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사이가 나빴던 이래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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