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최근 ‘전문경력인사 지원센터’를 개설하고 지역 석유화학업체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40여명을 생태산업단지 조성 등 주요 산업정책의 조력(助力)자로 위촉했다.
이들은 환경분야와 석유화학산업 발전 로드맵 수립, 중소기업 기술지원 사업, 생태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 울산시 산업 발전의 자문역할을 맡게 된다.
조력자로 가장 앞에 선 사람은 전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 부사장을 지냈던 박종훈씨(68)다.
박씨는 울산시 전문경력인사 지원센터 회장을 맡아 전직 임원들과 석유화학업체에서 일했던 현장경험과 지식을 살려 울산시의 생태산업도시 건설과 기업체의 기술 및 경영컨설팅, 교육 등의 지원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박씨는 1967년 SK에너지 전신인 대한석유공사에 입사해 37년간 근무한 후 2004년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 부사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퇴직하면 고향(서울)에 갈 것이라고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공언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집도 마련하고 집 가까운 곳의 골프회원권도 샀습니다”
그러나 서울로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전문경력을 살릴 길이 없는데다 생활 자체가 무기력해져 젊음을 바쳐 일했던 울산으로 다시 내려왔다.
울산대학교 초빙교수로 석유화학업체에서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전파하고 지역사회와 기업체 봉사하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전 한화석유화학 공장장 김대식씨와 SK에너지 FCC공장장 이영근, 전 대한유화공업 생산기술 담당이사 이진종, 전 삼우화학 공장장 김건우, 전 삼성정밀화학 공장장 민경훈, 전 삼성BP화학 공장장 박세훈 씨 등도 박씨처럼 퇴직했다가 다시 뭉친 전문경력자들이다.
이 가운데 울산대 교수(생명화학공학부)로 재직중인 김대식 전 공장장은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이 해마다 개최하는 녹색에너지산업전시회의 추진위원장을 맡아 울산 그린도시 건설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수십년간의 현장 노하우를 울산을 위해 다시 쓸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인생의 또 다른 행복이다”며 “30년간 체험한 현장 노하우를 울산의 인재 양성과 울산 생태 도시 발전에 몽땅 쓰고 싶다”고 기뻐했다.울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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