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광봉 꺼!”, “박재범! 박재범!”…팬덤 싸움 치닫는 드림콘서트

“야광봉 꺼!”, “박재범! 박재범!”…팬덤 싸움 치닫는 드림콘서트

기사승인 2010-05-23 15:22:00

[쿠키 연예]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드림콘서트가 성황리에 끝났다. 지난 22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선전 기원 ‘사랑한다 대한민국! 2010 드림콘서트’에 모인 4만여 관객들은 국내 톱 가수들의 화려한 무대에 열광했다. 하지만 매년 지적된 좌석 문제로 인한 갈등과 팬덤 간의 다툼은 갈수록 심해져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주최하고 있는 드림콘서트는 올해가 15년째다. 매년 별도로 주제가 선정되기는 하지만 1년에 한 번 국내 톱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종의 팬 서비스 성격이 강한 행사다. 스포츠에 비유하면 올스타전 격이다. 1년 중 지상파 연말 가요 시상식과 더불어 팬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무대이기도 하다.

국내 톱 가수 20여 팀의 팬덤 4만여 명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이다보니 가히 자리 싸움은 좌석 전쟁을 방불케 한다. 드림콘서트 초기 안전사고가 속출하자 주최 측은 자유 배정에서 팬클럽 배정으로 좌석 방식을 바꿨다. 주최 측이 가수 소속사들이 협의를 거쳐 배정한 자리를 팬덤이 예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다. 특정 구역에 특정 가수 팬덤만 앉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매년 자리 싸움이 극에 달하는 것도 그래서다.

올해 드림콘서트에서도 좌석 전쟁은 되풀이됐다. 소녀시대 팬덤은 예매 전부터 사전에 배정된 좌석이 적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좌석 수량과 팬덤의 규모가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다른 팬덤들도 저마다 불만을 터뜨렸다. 공연 당일 특정 팬덤 구역에 다른 팬덤이 유입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여기저기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고 말싸움이 벌어졌다. 애매모호한 좌석 배정 방식에 따른 결과다.

팬덤 간의 갈등도 여전했다. 소녀시대가 무대에 등장하자, 일부 팬덤이 야광봉을 끄자고 외친 것이 대표적이다. 소녀시대는 지난 2008년 드림콘서트에서도 많은 팬들이 야광봉을 끄고 조용히 하는 이른바 ‘침묵 사건’을 겪은 바 있다. 2PM 무대에서는 대다수 팬덤이 영구탈퇴한 재범을 연호했다. 슈퍼주니어의 엔딩 무대에서 단체로 퇴장하는 팬덤도 눈에 띄었다. 모두 기본적인 공연 관람 문화와 거리가 먼 일종의 공연 보이콧 행사다.

매년 상황이 이렇다보니 드림콘서트가 끝나고 나면 항상 후폭풍이 만만찮다. 인터넷은 팬덤 간의 상호 비방으로 홍역을 치르고 온갖 소문들이 판을 친다. 특정 연예인을 향한 악성 댓글도 급증한다.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강조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드림콘서트의 이면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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