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미니홈피’는 아직도 먹통… 광우병 사태로 폐쇄, 트위터만 지극정성

'MB 미니홈피’는 아직도 먹통… 광우병 사태로 폐쇄, 트위터만 지극정성

기사승인 2010-08-30 14:31:00

[쿠키 정치] ‘대통령 미니홈피는 언제 열리나요?’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된 지 2년 반이 넘도록 열리지 않고 있다. 집권 후반기 국민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청와대 각오와 상반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 대통령이 포털사이트 네이트 싸이월드에 개설한 미니홈피는 지난 2008년 4월 29일 폐쇄됐다. 당시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이 빗발쳐 몸살을 앓았다. 싸이월드 측이 이례적으로 “단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댓글이 올라온 것은 처음”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이 대통령이 미니홈피를 시작한 것은 정치인들의 미니홈피 개설이 유행처럼 번지던 2005년이다. 그는 미니홈피를 개설하며 “내 삶을 통해 터득한 경륜과 지식과 봉사 정신이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웃을 위하여 쓰일 수 있기를”이라고 적었다.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정말 좋지 않나요?” 등 가벼운 문체로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치열한 대통령 후보 경선을 펼친 2007년에는 미니홈피 활용이 최고조에 달했다. 미니홈피를 직접 관리하는 박 전 대표를 의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2007년 “이 나라 서민들을 위해 다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일하겠습니다”, “7% 경제성장, 4만불 소득, 7대 강국” 등을 강조했다. 경선 승리 직후에는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 당일인 2007년 12월 19일에는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대한민국을 바꿨습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당선 직후 이 대통령은 눈에 띄게 미니홈피 활용도가 떨어졌다. 청와대 홈페이지가 역할을 대신한 부분도 많지만 광우병 파문이 미니홈피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올라온 게시물 대부분이 부정적인 여론이었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이 나왔을 정도”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촛불 시위 등 여론의 비판이 거세게 몰아치자,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행동을 불러오고, 긍정적인 행동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미니홈피를 전격 폐쇄했다. 청와대 측은 “욕설, 비방성 글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잠정 폐쇄했다”는 입장을 마지막으로 미니홈피를 재개하고 있지 않다.

최근 청와대는 공식 트위터를 열었다. 이달 13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홍보수석실 뉴미디어비서관실에서 팔로우들과 20여분간 직접 대화를 나눴다. 활짝 웃으며 트위터를 직접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집권 후반기 대국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미니홈피 폐쇄를 언급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관리한 미니홈피를 폐쇄한 후 무려 2년 반 동안 재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하는 이도 적지 않다. 실제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는 지금도 하루 평균 1000여명의 네티즌들이 다녀간다. 이 대통령의 미니홈피 일촌은 언제 다시 MB 방명록에 글을 쓸 수 있을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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