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릭진단] ‘스크린 3연패’ 김태희, 드라마로 설욕할까

[Ki-Z 클릭진단] ‘스크린 3연패’ 김태희, 드라마로 설욕할까

기사승인 2010-10-16 13:01:00

[쿠키 연예] 이번에도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한·중·일 합작 사극이자 순 제작비만 110억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사극 <중천>, 설경구와 부부로 등장한 <싸움>에 이어 <그랑프리>까지 3연패(連敗)에 허덕이고 있다. <그랑프리>는 군 입대로 돌연 하차하게 된 남자주인공 이준기를 대신해 ‘연기파 배우’ 양동근을 긴급 투입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여주인공 김태희 연기력이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그랑프리>는 약 17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두 톱스타를 내세운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김태희는 지난해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린 KBS 드라마 ‘아이리스’의 인기 탄력을 이어간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스크린에 도전했으나, 이번에도 역시 연기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무릎을 꿇게 됐다.

게다가 <그랑프리>보다 보름 뒤에 상영했으며, 걸출한 스타급 배우가 없어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방가?방가!>가 <그랑프리>를 3배 이상 앞지르는 약 57만 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참패’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는 회를 거듭하면서 연기 방향을 수정할 수 있지만, 영화는 1~2개월 안에 모든 것을 분출해 내야 하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점에서 김태희는 캐릭터 소화 능력이 부족하고, 관객을 몰입시키게 만드는 힘 또한 약해 ‘흥행 부진’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 된다.

추락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내년 1월 초 방영되는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로 브라운관 U턴을 한다. 드라마에서 대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던 김태희이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전망은 낙관적이다. 드라마에서 강세를 보인데다 스타 PD와 작가가 의기투합하는 작품이라 ‘중박’ 정도는 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 프린세스’가 2005년 인기를 모았던 SBS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보여준 것처럼 말랑말랑한 로맨틱 물이라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김태희의 발랄하고 깜찍한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김태희는 극중에서 평범한 여대생에서 하루아침에 공주가 되는 ‘이설’ 역을 맡았다. ‘바비인형’ 같은 외모를 가진 여배우 중 하나로 유명한 만큼 ‘공주’ 캐릭터가 잘 어울릴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김태희의 연기에 날개를 달아줄 이는 김은숙 작가와 권석장 PD다. 김 작가는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온에어> 등 집필하는 작품마다 흥행 연타석을 치며‘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데다, 전도연 김정은 이서진 박신양 이범수 김하늘 송윤아 등 그의 작품을 거쳐간 배우는 이후 한 단계 상승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태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MBC 드라마 ‘파스타’에서 음식과 사랑의 조화를 아름답게 그려낸 권석장 PD가 연출을 맡아 시나리오의 색깔을 풍성하게 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태희와 연기 보조를 맞추는 남자주인공으로는 송승헌이 낙점됐다. 송승헌은 극중에서 재벌 후계자이자 외교관인 ‘박해영’을 연기한다. 군 제대 이후 MBC ‘에덴의 동쪽’ 영화 <숙명> <무적자>까지 연이어 거친 캐릭터를 소화했던 송승헌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초 출연했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보여준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송승헌도 김태희의 연기 변신을 한껏 기대하는 눈치였다. <무적자> 언론사별 인터뷰에서 만난 자리에서 “김태희 씨의 매력이 잘 표현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렇다고 암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인 KBS와 SBS에서 내놓는 작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경쟁 드라마의 인기 여파에 따라 작품의 흥망성쇠가 영향을 받는 경우가 허다해 편성운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KBS는 내년 1월 제작과 기획에 뛰어든 배용준(키이스트)과 박진영(JYP엔터테인먼트)의 ‘드림하이’를 선보인다. 연예예술학교 내 사건과 갈등 속에 성장해 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인기 그룹 2PM의 우영이 먼저 낙점된 상태다.

SBS는 내년 1월 삼화네트웍스와 SM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파라다이스 목장’으로 드라마 시장을 공략한다. SM이 제작에 뛰어든 만큼 출연 배우는 소속 가수인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이연희를 투톱으로 내세운다.

김태희와 송승헌 콤비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일단 그림 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아름다운 한 쌍이다. 여기에 송승헌은 ‘에덴의 동쪽’으로 2008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캐릭터에 따라 연기 기복이 있었다는 점을 볼 때 김태희와 완벽한 연기 호흡을 이루는데 집중해야 한다.

명품 조연 배우들의 합류도 중요하다. 조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됨에 따라 라인업이 작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배우가 ‘연기파’라는 별명을 얻기에는 실력이 미흡한 점이 있어 명품 조연 배우들의 후광을 어느 정도 입고 가야 한다.

드라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여주인공 김태희에게 달려있다. ‘아이리스’에서 보여준 안정된 대사 처리와 한결 깔끔해진 연기를 ‘마이 프린세스’를 통해 한 단계 격상시킬지 기대가 모아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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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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