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연예계가 순식간에 냉각되면서, ‘제2의 천안함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23일 오후 2시34분쯤 황해남도 개머리 해안기지와 무도에서 연평도에 곡사포와 해안포 100여 발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해병 2명이 숨지고 민간인 3명 포함,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우리 군 역시 2시49분쯤 K-9 자주포 80여발을 대응사격 했다. 이번 공격은 1953년 휴전 이후 첫 육지 포격이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연예계와 문화계가 일제히 일정을 취소하며 고민에 빠졌다. 지난 ‘천안함 사태’때 한 달 이상 영향을 받으며, 사실상 대부분의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을 떠올린 것이다.
당초 23일 밤 12시 각 온라인 음악사이트를 통해 정규 3집 앨범을 공개하려 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이번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발매를 연기했다. 소속사 산타 뮤직 측은 “브라운아이드소울 정규 3집 발매가 갑작스러운 국내 정세로 인하여 연기 되었습니다. 오랜시간 기다려주신 팬 분들게 사과말씀 드리며,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앨범 발매일은 추후 공지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25일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었던 언터쳐블도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소속사인 TS Entertainment 측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 심사숙고 끝에 앨범 발매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며 “당초 25일로 계획 중이던 앨범 발매일을 12월 초로 연기하게 되었으며, 상세 일정은 추후 보도자료를 통해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25일 신곡 ‘니까짓게’ 발매를 계획했던 씨스타도 발매일을 잠정 연기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군장병과 연평도 주민들이 피해를 입은 상황이어서, 국민적인 정서를 고려해 싱글 앨범 발매를 잠정 연기합니다. 팬 분들께 양해를 부탁드리며, 정확한 앨범 발매일은 추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23일 인천 공항 근처에서 촬영 중인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도 촬영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인천을 배경으로 촬영 중인 이 영화는 인천 해변가 촬영이 이번 사태로 인해 촬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또 로맨틱 뮤지컬 ‘판타스틱스’ 도 당초 24일 예정되었던 프레스 리허설을 이번 사태를 이유로 취소했다.
연예-문화계 쪽이 이번 사태에 더욱 민감한 이유는 지난 ‘천안함 사태’ 당시의 학습효과와 더불어 11월 말부터 본격적인 연말 공연 일정은 물론 가요계 컴백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기 있으며, 만약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사실상 활동을 접어야 되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따졌을 때, 3월에 있었던 ‘천안함 사태’보다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물론 ‘천안함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같은 고민은 드러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해병 2명이 죽고 수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당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의를 표하는 일 뿐”이라며 “향후 일정은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단지 ‘천안함 사태’처럼 악화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희망만 가질 뿐”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