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28일 마카오 베니시안호텔 코아이아레나에서 열린 ‘Mnet Asia Music Awards ’ (이하 MAMA). ‘베스트 랩 퍼포먼스 상’을 수상하러 DJ DOC가 브라운관에 등장해 소감을 밝히며 “앞의 관객들이 우리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노래로 보여주자”며 무대에 올라 ‘런투유’와 ‘나 이런 사람이야’를 열창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반갑게 느껴진 이유는 단순히 이들의 무대가 흥겹기 때문은 아니었다. 시상식 내내 지겹게 봤던 (혹은 봐야했을) JYP와 YG 소속 가수들에게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을 지향하며, 하나 된 아시아 음악축제를 만들겠다는 엠넷미디어의 취지와 포부가 삐걱되기 시작한 것은 SM엔터테인먼트의 불참과 SBS ‘인기가요’와의 충돌부터다.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SM의 불참은 곧 다른 기획사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지상파와 케이블 시상식을 고민하던 가수들은 대거 인기가요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는 삐걱되는 수준이었지, 결코 MAMA 자체가 ‘절반의 시상식’ 등의 평가를 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MAMA 김기웅 사무국장은 지난 10월28일기자간담회 당시 “이번 시상식에서 알려진 가수들은 중요하지 않다. 알려진 가수들은 알아서 잘 한다. 한국에서 인기 있고 능력은 있지만 아시아권에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을 알리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한 만큼 단순한 시상식이 아닌 케이팝의 중화권 진출을 방송국 차원에서 교두보를 확보해줄 수 있는 무대로 기대됐다.
너무 큰 기대였을까. 28일 공개된 MAMA는 결국 JYP와 YG 소속 가수들의 합동 콘서트 수준으로 머물게 되면서, 스스로 부여한 ‘의미있는 시상식’을 포기했다. 일부 아시아권 가수들과 시상하러 나온 배우들도 게스트 수준에 머물게 했다. 그리고 합동 콘서트를 화려하게 만들어 준 보답 수준에서 MAMA 측은 이들 두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게 대거 상을 몰아줬다.
YG부터 살펴보면, 2NE1은 3개의 대상 중 ‘올해의 가수상’과 ‘올해의 앨범상’을 차지한 것은 물론 ‘여자가수상’과 ‘뮤직비디오 작품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멤버 박봄은 솔로곡 ‘유 앤 아이’로 ‘베스트 보컬퍼포먼스 솔로상’을 받았다. 기타부문까지 보면 ‘뮤직비디오 감독상’은 2NE1의 ‘캔트 노바디’와 ‘박수쳐’를 만든 서현승 감독이 받았고, ‘스타일상’은 2NE1 스타일리스트가 받았다. 직간접적으로 보면 7개 상을 가져간 셈이다. 또 YG 소속 가수인 태양은 ‘남자가수상’에 거미는 ‘베스트 보컬퍼포먼스상’을 거머쥐었으며, 비록 YG에 소속되기 전에 프로듀싱한 것이지만, ‘프로듀서상’ 역시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만든 현재 YG 소속인 싸이가 가져갔다.
JYP도 만만치 않다. 미쓰에이는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상’과 함께 ‘신인 여자가수상’ ‘베스트 댄스퍼포먼스 여자그룹상’ 등 총 3개상을 수상했다. 또 2PM은 ‘남자그룹상’ ‘베스트 댄스퍼포먼스 남자그룹상’ ‘신라면세점 아시아웨이브상’ 등 총 3개상을 탔다. 안무상도 JYP 수석 안무가인 김화영 씨가 수상했다.
이날 생방송 도중 시상을 하지 못한 부문까지 포함하면, 32개의 상이 그룹과 개인에게 돌아갔어야 했다. 그 중 YG가 10개, JYP가 7개로 50% 이상의 상을 두 기획사가 가져간 것이다.
이는 MAMA 측이 해외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 데 있어, 시청률은 물론 일단은 친분도 있으며 동시에 인지도 높은 가수들 위주로 섭외하다보니 생긴 일로, 향후 MAMA의 해외 개최 및 방향성을 동시에 고민케 하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기에 착오라는 것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 MAMA가 보여준 실망은 비단 해외에서 개최되기 때문이 아닌, (지상파를 포함) 방송국이 ‘친’ 기획사 벗어난 시각을 보여줄 수 없는 한계에서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